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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되어가는 시간

되어가고 싶은 모습

by 소화

교사가 된 지 이제 15년쯤 되었다.

솔직히 생각해 보면

결혼을 하고, 테오를 낳기 전에는 '일 잘한다.'라는 소리에 취해 살았던 적도 있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 새벽까지 학교일 교육청 일을 하며 출장을 다닌 적도 많았고

쌓여가는 성과가 만족이기도 했다.



아이를 낳고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 내 성과, 승진보다는

어쩌면 그런 업무는 잠시 틈을 내어해야 하는 것들이 되어버렸고

엄청난 제의들이 들어와도

지금까지 나름 탄탄하게(?) 돌아가는 나의 리듬이 깨어질까

모두 쳐내기에 바빴다.


여름방학 전, 수업공개를 통해 약간은 결이 다른 동료와 관리자의 칭찬을 받게 되었다.

나이 40이 되어도 칭찬에 약하고

그것이 어쩌면 그냥 하는 소리 일지 모르지만, 잠시 또 나를 춤추게 하는 것임엔 틀림없다.



그저 업무능력이 괜찮다, 잘한다 소리가 아닌.

수업을 참 잘한다. 수업 설계를 참 잘했다는 칭찬.

응? 내가 그랬다고?


업무(일)를 잘한다는 것과 수업을 잘한다는 것을 조금 분리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름방학 동안 운동과 나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무얼 할까 하다가.

교사 교육과정에 관한 연수를 듣게 되었고

우연인지, 그 연수 과정안에서도 수업 설계에 관한 칭찬이 과해져 선물? 상품도 받게 되었다.


그간 받던 업무를 잘한다는 칭찬은 할수록 내가 소진되어 가는 느낌이었는데

수업설계, 수업을 잘한다는 칭찬은

내가 이 길을 그래도 나름 걷고 있구나, 잘은 아니어도

너무 엄마로만 치우치지 않고, 교사로도 적당히 균형을 맞추며 걸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나름의 안도를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수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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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가 되어가고 싶은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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