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버릇이 좀 그렇다?"

엄마를 당황하게 하는 아이의 말 지적

by 소화

"우와 대박 덥다."

"헐"

"대박."


학교에 들어간 아이의 어휘는 그만큼 큰 세상을 맛보며

참으로 다양해졌다.


늘 곱고 고운 말만 하던 그 예쁜 입에서.


지적하기에는 딱히 욕은 아니고, 그냥 두자니 조금 거슬리고 안타까운 그런 말이 떠나질 않는다.


"테오야. 그런데 왜 자꾸 헐이라는 말을 해?"

"아.. 그게 나도 모르게.... 엄마 그런데 '헐'이 욕 아니잖아."

"응, 욕은 아니지. 하지만 우리말에는 멋진 표현들이 많아. 지금처럼 테오가 놀랄 때에 그냥 '헐'이라고 말할 수 도 있지만, 아쉽다. 안타깝다. 놀랍다.처럼 다양한 표현이 많은데 '헐'만 하다 보면

테오는 예쁘고 다양한 말들을 한 번도 해 볼 기회가 없을 거 같아. "

"그럼 대박은? 대박도 나쁜 말 아니잖아."?

"그러치. 그런데 대박도 그걸 대신할 다양한 표현이 많잖아. 뭐가 있을까?"

"우와?"

"그래 맞아. 우와, 멋지다. 신기하다. 놀랍다. 대단한데." 이렇게 다양한 표현이 많이 있어.

테오가 더 다양하고 멋진 우리말 표현을 하면 했으면 해서 엄마가 하는 말이야."

"알았어. 엄마. 한번 해 볼게."

"그래. 고마워."


잠시 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최근 사회적 관심이 큰 '교권'과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고 갔다.


전화를 끊고 아이가 나를 매섭게 노려본다.


"엄마, 엄마 이모랑 통화하면서 헐, 대박. 그거 2번도 넘게 하더라?"

"으... 응?"

"엄마,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가 선생님인데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면 되겠어?"

"아. 미안해. 엄마도 모르게 습관이 되었나 보다. 엄마도 고칠게 미안."

"응. 엄마 조심 좀 해. 선생님이 그럼 안되지." (꼭 두 번을 지적한다.)


하... 아이들 앞에선 정말 물도 못 마신다더니

휴...


예, 예, 앞으로 저도 조심할게요. 꼬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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