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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Oct 21. 2023

나에게 오는 말을 마음으로 받기

나에게 오는 친절을 반갑게 맞이하며 

누군가 아이를 칭찬하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한다.


만약 아이가 옆에 있다면 더욱더 과장해서 말한다.

"제가 봐도 참 예뻐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물론 처음부터 그러했던 건 아니다.

우리 민족은 겸손의 민족이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아기가 참 예쁘네요. 참 의젓하네."

라는 인사는

"아이고~ 보는데서만 그래요.  얼마나 장난이 심하다고요."

라는 답을 보내는 것이 우리 사이의 공식이 되어버린 듯했다.


내 아이를 세워주는 말을

굳이 내가 깎아내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어느 날 갑자기 나는 그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인사로 대신한다.


아이는 엄마의 그 인사를 듣고

장난을 치고 있다가도 정말 예쁘고 의젓한 아이가 되고,

엄마가 날 늘 자랑스러워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어느 날 밤 잠자리에 들며 하는 말

"엄마, 나는 엄마가 날 예쁘다고 해줘서 고마워."

"넌 정말 예뻐."

"고마워. 엄마가 예쁘게 만들어 줬어"


아이도 예쁘다는 엄마의 칭찬에 더욱 예쁘고 멋진 사람이 되고자 스스로 마음을 세우는 중이다.


그런데 그 인사가 나에게는 참 인색하다.

예쁘다는 칭찬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은 그날의 내 문제를 스스로 꺼내야 속이 편하다.


그런 나의 말을 인식한 후

나는 나에게 오는 축복의 말들도 기꺼이 받기로 했다.


아침 출근 교무실에서

"어머, 오늘 화사하다. 예쁘다." 인사가 오면

"감사해요."라고 답하기.


부끄럽지만 조금씩 연습하는 중이다.


나를 사랑은 언어로 만져주는 것,

누군가에게 먼저 기대기 전에 

내가 스스로에게 주어야 할 선물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칭찬한다.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인상은 좀 강하지만 그 안은 참 따뜻한 사람이다.


밀어내지 말자.

나에게 오는 상대방의 말을

온전한 마음으로 받자.

나 역시 상대에게 마음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상대도 그러할 것이다.


마음으로 받고 마음으로 전하자


내 안의 보드라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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