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하다 말고 뜬금없는 고백
쉬는 시간
자기의 일을 사부작 사부작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얘들아, 선생님은 너희들이 정말 고마워."
그리고 이어간 이야기,
휴직 3년을 보내며 가정에서 아이와 신랑과, 그리고 또 나 자신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복직이 늦어진 것도 그 때문.
10년 정도의 시간을 교직에 있으면서
그 시간이 나는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돌아가기가 너무너무 싫은 것이다.
꼭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그래서 미루던 것이 3년을 휴직상태로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쓸 휴직 카드가 없어서 하게 된 복직.
지금 이 아이들, 동료교사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이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함이 하루하루 나를 채워준다.
그래서인지 너희들을 만난 게 선생님은 참 다행이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내 마음을 아이들이 모두 이해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통하지 않았을까?
며칠 전 방과 후 수업을 끝내고 온 아이 두 명이 내게 방과 후 시간에 만든 놀잇감을 전했다.
선생님 아들 가져다 주라며...ㅠㅠ 그 뒤에는 우리 아기 이름도 적혀있었다.
예전에 궁금하다길래 알려줬더니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파랑새반인데 그게 잘 기억이 안 나서 파란색지반으로 적었었단다.
그걸 만들며 선생님 아들까지 생각해 준 아이들이 참 고맙다.
어제는 아이들이 전담 선생님 수업 시간에 과자 파티를 한다고 신나 있었다.
신나게 다들 과자 한 봉지씩 들고 수업에 다녀왔는데
두 아이가 나를 준다고 남겨 왔다.ㅠㅠ
선생님도 에이스 커피에 먹는 거 좋아한다고 했더니만
자기도 먹고 싶었을 텐데 한봉을 먹지 않고 가져온 것이다.ㅠㅠ
치킨팟?이라는 과자 두 조각을 가져온 아이에게도 정말 고마웠다. (차마 먹을 수는 없었지만... )
어제 신랑이 과자를 큰 봉지로 사 왔는데
그걸 보니 아이들 생각이 나서 몰래 가져왔다.ㅋㅋ 오늘 보면 찾을지도?
한 봉씩 나눠줬더니 당장 먹고 싶다고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된다고 했더니만 돌아서 먹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이렇게 서로 등지고 과자를 먹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이런 현실이 슬프기도 하고...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올해 내가 만난 아이들은
요즘 사회적 기준으로 정말 많은 걸 소유했거나 많은 것을 배운 아이들은 아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자기들도 부족한 것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나누는 아이들이다.
도대체 그 원천이 뭘까?
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 늘 내가 채워지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늘 에너지가 빠진다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한 시간 하고 나면 내가 더 채워진 느낌.... 참 신기하다.
참 예쁘고 예쁘고 예쁜 아이들
누구 하나 미운 구석이 없는 아이들.
뜬금없는 나의 사랑 고백을 수줍게 받아주는 이 아이들
너무나 감사한 나의 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