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지각하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을.
최근 몇 년 사이 미라클 모닝, 갓생 등 인생을 스스로 주도적으로 이끄는 키워드가 뜨거웠다.
물론 현재도 예외는 아니며, 내게도 그렇다.
올해로 8월이 되면 서비스업에 종사한 지 딱 10년이 된다. 대부분의 서비스업이 그러하듯, 요일 대신 근무하는 날과 근무하지 않는 날로 삶이 바뀌게 된다. 남들이 출근하는 대게의 시간도 의미가 없어진다. 근무 스케줄에 따른 타임라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서비스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여느 직장인과 다르지 않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 9to6의 타임라인으로 생활했었다. 지금과 조금 다른 시간 개념으로 2호선 출근 러시, 회사에 도착해서는 엘리베이터 러시를 피하고자 남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것이 나만의 시간 루틴이었다. '시간이 아깝다'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땐 젊은 날이 마냥 지속될 줄 알았을 것이고, 아니 확언컨대 이딴 생각도 하지 않았다.
30의 중반이 넘어가면서 어디선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월급으로 노후를 살아낼 수 있을까부터 이전 회사 친구들은 이것보다 배는 많은 연봉을 받고 사회적 대우도 받고 지내는데, 왜 나는 시간을 역행하며 월급도 줄이고, 사회적 대우도 험악해진 이곳에서 살아남으려 했을까라는 가슴 아린 후회가 시작됐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시간이 아까웠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저절로 새벽녘이면 눈이 뜨였다.
사실 난 잠이 무지하게 많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이 많았고, 차를 타도 자고, 어딜 가도 잠이 쉽게 드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밤 12시에 퇴근해도 6시면 눈이 뜨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라클 모닝이란 단어도 익숙지 않은 시기였다. 그 시간을 운동으로 채워갔다. 물론 역시나 나답게 지속하지는 못했다. 문제는 부족한 지구력과 들끓는 냄비 같은 열정이었다.
그렇게 6~7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일찍 일어난다. 근무가 6시 반이던 퇴근이 11시이던 상관없이, 일찍 일어난다. 이유는 단 하나다. 나는 이제 내 인생에서 지각하고 싶지 않다. 비록 내가 등록한 스케줄이지만 회사를 위한 일은 아파도 지각하지 않아야 하고, 천재지변이 나도 결근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지난 13년간 사회생활을 했는데, 나를 위한 활동들엔 왜 그리도 많이 지각하고 결근했는지 뼈저리게 후회가 됐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눈을 떴고, 운동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내일도 어김없이 할 것이다. 가끔 이런 얘기를 동료들에게 하면 '참 애쓰면서 산다.'라고 말을 하는데, 이제 난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을 개근으로 만들고 싶을 뿐, 더 이상 지각도 결근도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