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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현수 Jun 15. 2016

고민상담

남자 편

제목 : 얘들아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되냐?


다들 여친있지? 없으면 미안. 


아무튼 내가 이제 만난 지 딱 한 달 정도 돼가는 여친이 하나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사귀는 여친이라 오래오래 잘 사귀고 싶어서 정말 조심조심 만나고 있다. 아껴주고, 아무튼 그렇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지 않냐? 내가 땀이 많다. 가뜩이나 운동하는 사람인데 그래. 냄새 나고 옷이 젖을까봐 요즘 여자친구만 만나면 불안초조하다. 특히 겨드랑이가 장난이 아니다.거의 폭포수다. 싸이는 상대도 되지 않을 걸? 그래서 요즘 여친 만나면 빨리 에어컨 나오는 실내로 도피 중이거든. 거기다 운동하는 날 여친 만나면 끝나자마자 샤워하고, 집에 가서 샤워 한 번 더 하고 옷까지 갈아입고 나온다. 


아무튼 그러다 어젠 운동을 마치고 나가는데 누가 갑자기 내 등을 탁 치는 거야. 샤워해도 막 운동 끝나고 나오는 거라 등이 좀 젖어있었는데 깜짝 놀랐지. 여친이더라. 솔직히 존나 어이없고 당황했는데 그래도 보니까 좋긴 하더라.


그런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어제 날씨 졸라 더웠던 거 알지? 그리고 막 운동 마치고 나왔고, 내가 아까 말했지? 나 겨땀 거의 폭포라고. 당황하니까 땀이 더 나더라고.


내가 그때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겨땀이 줄줄 흘러서 팔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그게 손까지 닿는 게 느껴졌어. 그래. 겨땀이 손까지 흘렀다. 


어디 빨리 시원한 곳으로 가야겠다 싶은데 갑자기 여친이 내 손을 잡으려고 하는 거야. 그냥 손에 땀난 거면 모르겠는데, 이건 겨땀이잖아!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손을 피했는데 여친이 완전 황당해하는 게 느껴지더라. 티는 안 냈지만 이 날 좀 어색하게 헤어졌고, 지금까지 연락 못하고 있다. 여친도 연락 안 오고.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거 솔직히 말하자니 진짜 쪽팔리고 가만있자니 오해가 쌓일 거 같다.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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