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하여

by 쏘이파파

젊은 시절, 죽음은 그저 먼 이야기일 뿐이었지만, 어느 순간 몸에 찾아온 통증이 그 생각을 불쑥 떠올리게 만들었다. 배에서 느껴진 통증은 예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나를 두려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처음엔 단순한 불편함일 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때 갑자기 죽음이 떠올랐던 것 같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 이 물음은 끝없이 이어지는 실타래처럼 내 마음을 얽어맸다.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아이가 아빠 없이 자란다면, 그 세상은 얼마나 달라질까?

경제적인 부담, 감정적인 상실감, 그리고 그 모든 어려움을 견디는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가까워 보였다.

그 공포는 나를 삼키고 두려움 속에 가둬버렸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부정적인 감정의 먹이를 먹었을 때 거대하게 커져 나를 삼키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을 그만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갔다.


평소 좋아하던 간식들을 끊고, 식사량을 조절하며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불안했던 통증은 점점 사라졌고, 나는 원래의 몸보다 더 건강하게 돌아온 것 같았다.

아직도 그 통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아이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고, 그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였다.


삶의 끝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있다면 적어도 나 없이도 잘 살 때까지 이 작은 아이의 인생을 지켜보고 싶다.

그걸 온전히 내 눈에 담는게 기적이라면 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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