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소이는 지금밖에

by 쏘이파파

소이가 태어나고 일기 느낌으로 짧게 적어둔 글이 있습니다.

돌이 막 지난 시점인데 숟가락을 왜 저렇게 던지는지 모르겠다고 적어두었네요

당시에는 계속 반복되는 행동에 조금 짜증스럽게 썼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의 아이는 이미 커버리고 없습니다.


몇일이 지나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고 썼던 글도 있네요

야노시호와 사랑이의 이야기였는데 사춘기가 왔는지 엄마의 말에 제대로 대답도 안하고 계속 모른다고만 하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 이입이 되면서 짜증스럽겠다고 생각했는데 야노시호는 그저 묵묵히 사랑이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인터뷰 영상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는 그때밖에 할 수 없는 게 있는 것 같다.
예전의 사랑이는 예전의 사랑이고, 모른다고 말하는 게 지금의 사랑이다.
아이는 계속 성장하고 바뀌어 가니까 그 순간이 굉장히 소중해서 잘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모른다고 말하는 그 시기도 그리워질 수도 있다.


다른 일을 하느라 스치듯이 본 장면인데도 이 인터뷰만큼은 꼭 기억하고 싶어서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2년 정도 지난 지금에서 다시 꺼내보니 역시 맞는말이네요


숟가락을 던지는 게 꼭 일부러 저러는 것 같아 화가 났었는데 이제는 겨우 끄집어내봐도 잘 기억나지 않게 되버렸습니다. 오히려 화났던 감정보다는 이제 지나가버린 그 시절의 그리움만 남아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의 육아가 장및빛 행복만 가득한 건 아닙니다.

아이가 크면 커감에 따르는 또 다른 분노 포인트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글을 다시 보니 적어도 내가 한 번쯤은 참아볼만한 기회는 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 화가 나더라도 분명 시간이 지났을 때 오늘의 아이가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다는 생각 때문인것 같습니다.


지금의 아이를 온전히 바라보고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기억하는 것

그것에 집중하면 당장의 분노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힘드실 때 짧게나마 기록해두시면 좋습니다.

나중에 돌아보셨을 때 그때의 감정보다는 그날의 추억과 그리움이 생겨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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