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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트

넋두리는 일기장에

by ORANGe TANGo

1. 감독: 레오스 카락스(2021)


2.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와 가수 안이 결혼하여 아네트라는 딸을 낳음. 둘 사이에 불화가 생기는데, 헨리는 안을 보트에서 밀어 바다에 빠뜨려 죽임. 이후 아네트에게 음악적 소질을 발견한 헨리는 어린 딸을 데리고 세계 공연을 다니는데. 마지막 공연에서 딸이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고백을 하면서 헨리는 교도소에 들어감.


3. 영화를 어떻게 봤냐고 묻는다면, 재미없게 봤다고 답할 것임.


4. 장르만 따지면 뮤지컬 영화인데, 음악이 별로임. 그냥 대사에 음만 넣어서 말하는데 이게 좋을 리가 있나.


5. 플롯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영화이고, 스토리는 있지만 장면 장면이 파편화되어 있고 연결이 잘 되어 있다고 보기 힘듬. 그래도 꾸역꾸역 이야기는 전개 시킴.


6. 영화에서는 여러 오브제들이 상징처럼 나오는데 솔직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기 힘듬. 아마 본인만 알고 있거나 본인도 모르면서 썼거나.


7. 감독 본인의 이야기가 들어간 자전적 영화라고 보면 될 거 같고, 자살한 아내와 그의 딸을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듬.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이라는 실제 딸 때문에 뮤지컬 영화로 제작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봄. 실제 딸은 친딸이 아니며, 영화에서 지휘자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헨리가 지휘자를 죽이는 장면이 있음.


8. 아무튼 넋두리가 강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고, 죽음과 웃음 같은 철학적 질문들이 여러 존재하지만 어느 하나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이 없음. 웃고 싶다는 건지 죽고 싶다는 건지.


9. 전작 <홀리 모터스>에서 그랬지만 이 영화도 감독 본인이 나오는 것으로 시작을 함. 영화 밖과 영화 안의 경계를 허문 나름 포스트모더니즘을 지향하는 영화이지만 굳이. 영화의 인물이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것쯤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인데.


10. 인형의 모습으로 나오는 아네트는 무대 위의 인형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영화의 가면 속 가면을 의미하는 것인지.


11. 설명하기 힘든 영화라기보다 설명할 것이 그다지 없는, 지극히 개인사를 털어놓은 영화라고 생각이 들고, 굳이 이런 것들은 일기장에 쓰길.


12. 예술은 개인의 감정이 인간의 보편적 감성으로 확대되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13. 그러나저러나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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