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서 체류하다
1. 감독: 비간(2015)
2. 카일리에 사는 전과자 출신 의사 천성은 조카 웨이웨이를 찾으러 당마이라는 도시로 가게 됨.
3. 특별한 서사나 사건이 있는 것이 아닌 영화. 시를 읽는 느낌으로 보면 좋을 영화.
4. 실제로 공간이 이동 될 때마다 시적 표현이 많이 나옴.
5. 시계가 자주 나오고, 시계 방향처럼 원형으로 도는 오브제들이 나옴. 회전하는 놀이 기구, 바람개비, 미러볼 같은.
6. 시간을 상징하는 터널, 기차 그리고 삶을 상징하는 길이 자주 나옴. 조카 이름이 '웨이웨이'라는 것부터 길(way)이라는 원형적 상징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7. 오토바이 백미러에 비친 괴인인지 '원시인'이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뉴스에 보도되는 것으로 보아 '뒤'라는 것은 과거를 의미함. 따라서 '앞'은 시간의 방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천성을 뒤에 태운 웨이웨이가 잠깐 뒤로 가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일종의 블랙유머라고 할 수 있음.
8. 영화에서 나오는 '시간'이라는 관념을 빠르게 발전한 중국 산업화에 빗대는 사람도 있던데, 그것보다 한 개인이나 한 인간에 빗대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함.
9. 이 영화가 어려운 영화라기보다 설명하기 모호한 영화라고 봐야 함. 영화에 나오는 상징들이 뻔하고 철학적 메세지를 충분히 담고 있지만 깊이감이나 볼륨감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
10. 영화 중반에 45분가량 롱테이크 방식의 연출을 시도했지만,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음.
11. 과거가 현재 속에 스며들어 미래를 잠식하는 영화. 이 한마디면 이 영화를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