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웃는얼굴 Sep 09. 2019

화려한 거리, 더러운 도로. 그리고 홈리스.

모순의 도시, 파리.

다음 날은 루브르 박물관을 향했다. 처음 보는 박물관 외관의 모습에 많이 놀랐다. 박물관을 둘러싼  중세 시대 느낌을 자아내는 벽, 그리고 여러 가지 조각상들. 그러나 아쉽게도 화요일이 휴관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여서 볼 수 없었다.(이런 부분은 사전 준비의 부족함이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입구 주변만 돌아본 것뿐이었지만 꼭 조금이라도 루브르 박물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찾아와야겠다고.


그리고 개선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가면서 튈르리 정원을 통과했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여러 조각상들을 볼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거리, 여러 가지를 담고 있는 공원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튈르리 정원에 있던 관람차와 라오콘 군상.(바티칸 박물관에 원본)

그리고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파리에 있으면서 여러 곳을 걸었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샹젤리제 거리의 화려한 풍경과는 상반되는 홈리스들의 모습은 괜스레 나를 울적하게 만들 정도로 모순적인 풍경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개선문은 확실히 조각들이 섬세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까 본 장면들이 아른거려서 일까. 자꾸 그런 현실들에 왠지 모르게 울적해졌다.

개선문. 내부마저도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선문 근처에서 먹은 딸기타르트와 바게트!
가게에 자연스레 들어와 있던 비둘기.

그리고 다시 천천히 샹젤리제 거리를 통과해 이번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향했다.(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나름 계획을 구성해서 여행을 한다고 했는데, 그냥 그날그날 컨디션과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많이 움직인 것 같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샤를마뉴 대제 기마상.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상상만 해왔던 노트르담 대성당. 실제로 본 그 모습은 다시 한번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섬세하게 하나하나 그려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걷고 난 뒤로 조금 지친 상태였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였다. (최근에 화재로 인해 뒷부분 첨탑이 소실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만약 그때 가지 않았더라면 진짜 큰 후회를 했을 것 같다. 복구가 잘 되기를 바랍니다...) (1월 9일)


(1월 10일) 7, 8, 9일 각각 3만 걸음을 걸었던 여파에 하루를 쉬기로 결정했다. 근처를 가볍게 돌아다니며 살피고 일정을 정리했다. 물론 이 날도 무난하지는 않은 하루였다. 원래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1/3 정도를 환전하고 나머지의 2/3를 하나은행에, 그리고 나머지를 카카오 뱅크에 이렇게 나눠서 준비를 해 갔다. 그래서 쉬는 날이기도 하고 하나은행 계좌에다가 미리 여비를 옮겨 놔야겠다는 생각에 옮기기를 시도했는데 그만 문제가 생겼다. 비밀번호가 헷갈리기 시작했고(이상한 습관인데 꼭 한 번 씩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는 비밀번호를 설정해놓고 나중에 까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국외인지라 이체에 문제가 생겼다. 그때부터는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이미 고객센터는 한국시간으로 상담이 종료된 상태였기에 더 이상 손쓸 수 없었다. 내일 고객센터가 시작되는 시간으로 문제 해결을 연기하고 '혹여나 해결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하는 긴장된 상태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그 와중에도 식사는 거르지 않고 아래 사진과 같이 인스턴트 파스타(?)와 맥주 한 캔을...(파리뿐만 아니라 나도 모순적인 존재인가...)

인스턴트식품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다.




유럽 여행하면서 파리에서 머문 기간은 유독 더 모순이라는 것이 많이 떠올랐던 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하게 보이는 모습에 대조되는 어두운 부분들이랄까. 그런 부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눈에 들어오고 많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더 와 닿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글을 쓰다 보니 조금씩 늘어지는 건지 길어지는 건지 생각하는 것처럼 글 편집이 되지 않네요... 원래 목표는 루브르 박물관까지 포함이었는데... 다음 주로 미뤄지네요; 어쨌든 꾸준하게 완결까지 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랑스로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