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작은 형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 가족끼리 쉽게 연락을 하지 않겠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우린 어른이고 가족이니까
싫든 좋든 얼굴 보고 살아야지.
가족인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잊혀지니까
그런 말은 함부로 하지 마. “
“ 형부, 난 싫어.
나는 가족이라서 함부로 말하고, 상처 주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니까 그냥 잊으라고 하는 말은 싫어.
그렇게 살기 싫어. 나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으니까. “
얼마 전 다시 연락하고 지내자던 큰 언니 내외
“ 가족이라는 이유로 의무감으로 연락하고 만나는 건 싫어.
가족이라는 건 서로 존중하고 아끼고 위하고 살아가는 거야.
서로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그렇게 보고 사는 거지.
나는 그렇게 만나고 싶어.
내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이해할 때 그때 연락하고 지냈으면 좋겠어.
아직은 아니야.
만약 그런 때가 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어. “
내 말이 언니 내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수 없이 많이 깊은 상처를 받은 나였기에
더 이상은 상처 받고 살기 싫다고 말해버렸다.
큰 언니 내외는 알았다고 했다.
작은 언니 내외는 우리와 큰 언니 내외 사이에서 아무래도 불편한 것 같다.
그렇다고 남 편하자고 모두가 편하자고
내가 참고 불편하게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내가 가장 소중하니까
가족이란 이유로
불편하고 상처 받으면서 부대끼고 사는 것보단
현재는 외로워도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내 선택
남편은 이런 내 예민함을
내 선택을 존중해줬다.
나이가 더 들어서
후회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지 않다.
지금도 나는
어린 시절의 나와 큰 언니
큰 언니와 잘 지냈던 그때가
큰 언니와 함께 보냈던 그 시간들이 그리우니까
언니는 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지?
현재가 아닌 과거가 더 아름다운 안타까운 관계
짐작이나 했을까?
우리가 이렇게 될 줄은
왜 우리의 관계는 이렇게 변해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