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로
제 경험과 생각이 녹아있는 매우 사적이고 편파적인 글이에요.
지금 중 2인 딸이 커서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
결혼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여자로서
결혼 전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 딸아
일단 그 남자가 경제적, 정서적인 독립이 되어있는지 확인은 해봤니?
너는 나를 속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배우자로서 독립된 사람이란 건 무척이나 중요하다.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필수적인 요소야.
잘 확인해봐. 네가 그런 사람인지, 그도 그런 사람인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혼을 좀 늦추고,
다시 준비하고, 확인 한 뒤 결혼이란 걸 하자.
결혼은 정말 인륜지 대사이니까 "
경제적 독립
힘들게 산 사람이라 그런지.
엄마는 경제적인 독립을 중요시한다.
엄마는 결혼을 무척이나 빨리 하고 싶었거든
빨리 결혼이란 걸 내 집이란 걸 갖고 싶었어.
작은 이모 집에서 할머니랑 같이 살았던 엄마는
나만의 가정을 어서 만들고 싶었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원할 때 쉬고 먹고 자고 그러고 싶었어.
마음 편히 먹고 자고 쉬고 공부하고 놀고
그럴 수 있는 건 내 부모 밑에서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것도 부모님을 잘 만나는 경우에만 그렇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아주 아주 정말 정말 정말 많아.
엄마도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이혼하기 전까진 비교적 편하게 살았지만
두 분이 이혼하신 후론 정말 힘들게 살았단다.
돈 이란 게 이렇게 벌기 힘들 줄은 몰랐어.
' 땅을 파봐라, 돈 10원이 나오나? '
누구 하나 이유 없이 돈 백 원을 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학생인 아빠에게 얼른 결혼을 하자고 했지.
아빠한테 기대고 싶어서 좀 쉬고 싶어서 말이야.
그럴 때마다 아빠는 말했어.
" 아직 결혼을 할 정도로 능력이 있지 않아.
집도 마련하지 못했고, 능력도 부족해. "
" 월세방이라도 좋아. 우리 둘이 살 공간만 있으면 되는 데. "
" 안돼. 힘들어. 너 고생해.
그렇게 살면 여자인 네가 힘들어서 안돼.
아이까지 생기면 더 큰 일이야.
안전하고 편한 공간에서 결혼이란 걸 시작하자.
좀 만 기다려. "
엄마는 그렇게 말하는 아빠를
나를 간절하게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만약 네가 경제적으로 독립이 되지 않은 사람이고
그런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 나도 말릴 것 같아.
경제적인 독립은 능력은 너 와 상대 모두에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자식을 낳으면 돈은 더, 더, 더 중요해져.
네가 두 돌이 되기 전 너는 알레르기 질환을 아토피 비염 천식을 앓았었지.
네가 한 번 병원에 입원을 할 때마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도 들었어.
혹시나 해서 태아 보험을 든 게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척 힘들었을 거야.
네가 어렸을 때 젊은 우리에겐 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단다.
돈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지만
소중한 것을,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면 돈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열심히 벌고 모아야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힘과 지키는 힘 모두 중요해.
너와 너의 상대 모두에게 말이야.
엄마가 너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지.
' 돈을 쓰는 사람이 아닌 버는 사람이 돼야 한다.
돈 쓰는 걸 자랑 말고, 돈 버는 너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라. '
언제 어디서든
너는 너를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네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특별한 이유나 사정이 없다면
너는 경제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 남편이 있다 해도
현재 돈이 많다고 그가 미래에도 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돈이 사람에게 붙을 때가 있다.
또 시댁이나 시부모에게 돈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바닥이 구멍 난 항아리라고 할 수 있다.
누구의 힘에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엄마 주변에
시댁에서 집을 사주거나 생활비를 주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 도움 안 받고 사는 게 속은 편하다.
네가 혹은 상대가 만약 시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다면
그분들의 말에 절대적인 복종을 해야 하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만약 그분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그분들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수도 있어.
무엇이든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들이 너를 너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엄마와 아빠는 속 편하게 사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후회는 없다.
정서적인 독립
정서적인 독립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한다는 건 두 집안이 연결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정을 꾸민다는 것은 두 집안의 연결이 아닌 두 사람
' 너 ' 와 ' 그 ' 가 가정을 꾸림에 있어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 너 ' 와 ' 너의 상대 '
즉 부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결혼 생활에서
그의 부모나 그 외 가족 구성원
너의 부모인 우리가
너희 둘 보다 우선이 되면 안 된다는 거야.
주와 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나 전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되어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 너 ' 와 ' 그 '라는 걸
모든 선택과 결정에서 너희 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네가 참아라. 네가 희생해라. '
이건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다.
대부분의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게 희생을 감내하라며
너의 주어진 권리를 포기하라며 하는 말이지.
정작 그러면서 자신들은 희생하지도 권리를 포기하지도 않는단다.
나는 그런 걸 ' 개소리 '라고 한다.
그런 소리를 너에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시해도 된다.
희생이란 건 자발적인 거야.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즐거워야 한다.
정작 네가 포기하면서, 희생하면서 억울한 기분이 들고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닌 어느 누군가를 위한 것이라면
그건 겉모습이 번지르르한 평화의 탈을 쓴 강요이며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너는 그 폭력에 저항해야 한다.
그런 너를 이기적이라고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지.
기억할 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너를 사랑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거야.
너를 사랑하지 않고 아끼지 않는 사람을
가족이라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 그 ' 혹은 ' 그녀 ' 가 한 말을 모두 따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다 어른은 아니다.
어른은 지혜, 현명, 정직, 겸손,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솔선수범하는 사람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어른인지 헷갈릴 때는 말보다 행동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너를 사랑하는 아끼는 사람은
너에게 희생하라고, 포기하라고 말을 하지도 않고.
상대에게 그 말을 하기 전
자신이 스스로 포기, 희생이란 걸 해버린다.
그게 사랑이고, 사랑의 힘이라는 거야.
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볼 수 없어 자신이 기꺼이 그것을 선택하지.
그렇게 선한 사람을 만났다면 천운인 거고 그에게 감사하고
다음 차례는 너란 것을 기억해야 한다.
' 그'와 ' 그녀 ' 도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이야.
너도 그도 포기하려고, 희생하려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너는 행복하려고 태어났고,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사는 동안 내내 명심해야 한다.
결혼이라는 건
무더운 한 여름 두 젊은이가 빈털털이로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설고 위험한 미지의 땅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과 비슷해.
오직 둘만이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하지.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때는 기쁨 희망 설레임에 차있지만
점점 여행이 지속될수록
몸과 마음은 지치고 피곤해져 아프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의논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위로하고,
혹 상대가 아프거나 내가 아파서
상대의 짐을 대신 들고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가는 내내 즐겁다면 웃을 수 있다면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어 간다면
그 여행은 계속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 거야.
하지만 그 혹은 그녀로 인해 모든 시간이 불행하다면
그 여행은 멈추어야 한다.
여행은 지속될 수도 멈출 수도 있다.
서로에게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서로를 불행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면 여행의 종착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즐거움이 여행의 목적이니까 말이지.
충분히 지켜보고 관찰해봐.
그가 혹은 그녀가 너에게 맞는 사람일지
하지만 인생이란 게 여행이란 게
충분히 지켜보고 확신해도 장담해도
막상 여행을 떠나보면 변수가 끊임없이 계속 등장해
너희를 시험한다.
인내력 테스트.
서로가 서로를 견뎌 낼 수 있는 지 확인하는 테스트
너와 그가 서로에게 맞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테스트
여행가는 내내 종착점까지 테스트는 계속 될거야.
그게 인생이니까
너 와 그
모든 테스트를 무사히 마치고
여행의 종착지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즐거운 여행이었으면
세상을 떠날 때 행복한 여행이었다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