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작은 오빠가 우리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part 1

by 옥상 소설가

“ 어머님, 그게 무슨 소리예요? 왜 얘가 우리 중아 아빠 아들이냐고요? ”

“ 너 말귀를 못 알아들어? 동원이 아들이라니까. 중아처럼 얘가 우리 동원이 아들이라고

그러니 니 아들이지. ”

“ 네? 그러니까 왜 이 남자 애가 내 아들이냐 구요? 중아 아빠가 밖에서 얘를 낳았단 말이에요? ”

“ 동원이 아들이니까 니 아들이지. 동원이가 아들을 하나 더 보고 싶었나 보지.

여자 애들이 우글거리는 게 그게 무슨 소용이니? 집안에 남자들이 많아야지.

우리 동원이가 생각을 아주 잘했어. ”

내가 낳아야만 내 자식이니? 남편이 밖에서 낳은 자식도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지.

딸만 있거나 아들이 적고 딸이 많은 집들은 밖에서 아들을 보기도 했어.

예전에는 자주 그랬다니까, 우리 동네에서도 말이야. “

“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나가세요. 어머니, 얘 데리고 나가세요.

못 키워요. 내가 어떻게 중아 아빠가 밖에서 본 자식을 키워요?

그렇게 중요한 손자면 어머니가 키우시면 되겠네요? “

“ 올케, 왜 동원이 아들을 우리 엄마가 키워?

동원이가 밖에서 본 자식인데. 우리도 몰랐다고. 갑자기 얘가 찾아와서 우리도 놀랐다니까.

알았으면 올케한테 미리 말이라도 했지. 우리도 지금 당황스럽다니까.

그래도 어떻게 해? 얘 엄마가 죽었다는데. 당장 얘가 어디서 혼자 살겠어? 그것도 남자애인데.

얘 엄마가 죽기 전에 우리 집 주소를 알려 줬나 봐. 얘가 혼자서 물어물어 찾아왔어.

우리도 놀랐어. 진짜야. 알았으면 얘를 가만 뒀겠어? 우리가 데리고 와서 오빠가 키우게 했겠지?

얘 엄마가 오빠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낳은 거 같아.

아마 오빠도 알면 놀랄 걸.

다 늙은 우리 엄마가 얘를 키울 수도 없고. 내가 키울 수도 없잖아.

사우디에 있는 동원이가 얘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말이야. 어쩌겠어? 올케가 키워야지. “

“ 내가 정말 어이가 없어서. ”

“ 어이없을 것도 많다. 집 안에 아들이 둘이면 든든하고 더 좋지?

중아 부담도 덜 하고 말이야. 딸이 셋이면 중아가 기가 죽을 수도 있잖아? 외롭기도 하고.

아들 둘이서 서로 의지하고 살면 더 좋지.

당장은 중아가 싫어해도 나중에는 좋아할 거야. 남동생이 생겨서 “


“ 어머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내가 정말 기가 막혀서 가세요.

얘 데리고 가세요. 얼른 가시라고요.

얘도 어머님도 다 보기 싫어요. 중아 아빠도 보기 싫고. 다 꼴도 보기 싫어요.

학생, 학생도 같이 나가. 이 분들이랑 같이 나가.

난 학생 못 키워. 지금 살림도 빠듯한데. 아니 돈이 많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학생을 키워?

남편이 딴 여자랑 밖에서 낳은 자식을.

학생 엄마랑 내 남편 일은 들은 적도 없고, 난 믿지도 못 하겠어.

알아서 들 해. 난 몰라.

어머님 고모 다 가세요. 이 학생 데리고 어서 나가세요. “

“ 얘를 왜 우리가 데리고 가? 왜? 몰라. 동원이랑 너랑 둘이서 알아서 해. 왜 나한테 그래? ”

“ 우리 애들이 이 학생 보면 난리 나요.

중아 얼마 안 있으면 고 3이 되는데,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데 갑자기 배 다른 동생이 나타났다고 하면

애가 공부를 하겠어요? 대학엘 붙겠냐고요?

가뜩이나 예민한데, 방황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우리 중아 갑자기 공부라도 안 하면 어떻게 해요?

대학 떨어지면 어머니가 고모들이 책임질 거예요? 애들 오기 전에 얼른 데리고 나가요. 빨리

“ 언니, 언니가 이러면 안 되지. 오빠가 뿌린 씨앗을 왜 우리 보고 거두라고 해요?

오빠 일이니까 언니 일이나 마찬가지야. 알아서 해요. 죽이든 살리든

엄마나 우리 책임은 아니니까. “

“ 몰라요. 난 몰라. 난 내 새끼만 생각할 거야. 가요. 빨리!!! “


엄마는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다.

할머니와 고모들에게 소리 지르는 모습은 처음 본다.

엄마는 할머니와 고모 처음 본 그 오빠를 대문 밖으로 밀어냈다.

엄마한테 떠 밀려나가던 그 오빠가 울음을 터트렸다.

참다 참다 설움이 폭발한 것처럼 억억~ 소리를 내며 서럽게 울어댔다.


' 엄마, 엄마, 엄마 ' 오빠는 고개를 하늘로 젖히고 엄마만 불러대고 울었다.

하늘에 그 오빠 엄마가 있는 것처럼 울음을 토해냈다.

엄마의 고함소리가 멈췄다. 찬물을 맞은 것처럼 모두 다 조용해져서 그 오빠를 보고 있었다.

엄마는 넋이 나간 것처럼 그 오빠를 바라봤다.

혼이 빠진 엄마와 그 오빠를 두고 할머니와 고모들이 줄행랑을 쳤다.

엄마도 그 오빠도 마당 한가운데 나무처럼 서 있었다.


‘ 중아 오빠처럼 우리 아빠 아들이라고? 이 오빠가 아빠가 밖에서 낳은 자식이라고?

아빠가 딴 아줌마랑 결혼을 했나? 어떻게 결혼을 두 번이나 하지?

아빠가 왜 그랬을까? 엄마가 알면 어쩌려고? ‘


도무지 어른들의 세계는 어렵고 복잡하다.

복잡하지 않은 건, 척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건 중아 오빠와 이 오빠가 닮았다는 것이다.

짙은 호랑이 눈썹, 부리부리한 눈, 오뚝한 코, 크고 두툼한 입술과 귀

남자답게 생겼다고 말하는 우리 오빠랑 닮아 있었다.

다른 점은 우리 오빠보다 키가 작고 말랐다는 것. 우리 중아 오빠의 어릴 때 모습이다.

아무래도 이 오빠가 우리 오빠가 맞는 것 같다.

엄마도 나랑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더 놀랐는지 모른다.

중아 오빠를 닮았다고 해야 하나? 아빠를 닮았다고 해야 하나?

오빠든 아빠든 우리 집 남자들을 닮은 것은 확실하다.

“ 옴마나~ 형님, 갑자기 이게 뭔 일이래유? ”

“ 아~ 머리 아파. ”

“ 중아 아빠가 밖에서 애를 봤구만. 지방으로 해외로 밖으로 도는 직업이니까

그런 남자들은 현지에서 애인을 많이 만들어. 중아 아빠도 알았을 거야. 애가 이렇게 큰 데.

아예 살림을 차렸던 거 아니야? 중아 엄마, 정말 몰랐어? “

“ 학상, 나이가 몇 이야? “

“ 네? 지금 중 3이에요. ”

“ 옴마~ 그람 우리 영아랑 같은 나이 구만.

성님, 그럼 누나라고 불라야 혀? 아님 그냥 이름을 불러야 하는 거여유?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혀는 거지? 생일을 따져보고 오빠인지 동생인지 결정이 나겠구먼. 그츄?

은동이 할머니, 이 학생 중아랑 똑같지 않아요? 엄마가 다른데 워떻게 이리 닮았댜?

씨가 아주 쎈가 보네. 민 씨 집안 씨가 쎈가벼? 아주 잘 생겼다. 우리 중아처럼 말이여. "

“ 그러게 중아랑은 정말 많이 닮았고, 영아랑도 비슷하네. ”

“ 아우~ 머리 아파. 다들 들어가요. 대전 댁 아주 재미있어? 지금?

우리 중아 닮아서 좋아? 그럼 대전 댁이 키우면 되겠네? 머리 아파다 죽겠다고. 좀 조용히 해요! ”


엄마는 대전 댁 아줌마와 은동이 할머니에게 짜증을 냈다.

대전 댁 아줌마는 궁시렁대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 옴마, 닮은 걸 닮았다고 하는 데 왜 저리 짜증을 내는 겨? 저 형님 저~ 팩 하는 저 승질은 좀 고쳐야 한다니께.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러는 겨? 안 그래유, 할머니? “

“ 대전 댁아 암말 말고 들어가라. 지금 중아 엄마 속이 말이 아닐 거다.

남편이 밖에서 애를 낳아 왔는데 저 속이, 속이 아니지. 좀 조용히 있어. 이러다 우리 쫓겨나겠다. ”

“ 아휴~ 정말 세 사니까 별 눈치를 다 봐야 하는구먼. 나도 얼른 집을 사든가 해야지. ”


마침내 엄마가 그 오빠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방에 들어가 있어. ”


아무 말도 안 하던 그 오빠는 신발을 벗고 중아 오빠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밥상을 차려서 오빠 방에 넣어 달라고 대전 댁 아줌마에게 부탁했다.


“ 아까는 그리 면박을 줬으면서 왜 밥상은 차리랴? ”

“ 대전 댁아, 좀 조용히 하고 차려줘라.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너라도 좀 내 말을 들어라. ”

“ 알았시유~ 성님 ”


아줌마가 신경을 써서 밥상을 차렸지만 그 오빠는 한 숟가락도 밥을 먹지 않았다. 물도 마시지 않고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학교를 마친 중아 오빠랑 언니들이 돌아왔다. 무슨 일이 터지려나?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 누구야? 누구 신발이야? 누구 왔어? 야, 누구 왔냐? ”

“ 누가 내 방에 있는 것 같은데? ”

“ 현아야, 누구야? 누가 왔어? ”

“ 몰라, 나도. 아까 할머니랑 고모들이 와서 저 오빠는 두고 엄마랑 싸우고 갔어. ”

“ 뭐? 왜 할머니랑 고모들이 와? 월급날도 아닌데? ”

“ 할머니랑 고모들이 와서, 저 오빠가 우리 오빠라고 했어.

우리 아빠가 다른 아줌마랑 결혼을 해서 아들을 낳았데. 우리 오빠라는데. ”

“ 뭐? 아빠가 무슨 결혼을 해? 어떻게 또 해? 엄마가 있는데 ”

“ 몰라. 암튼 저 오빠가 오빠처럼 아빠 아들이래. ”

“ 말도 안 돼.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 자식은 오빠랑 언니랑 너, 나 이렇게 넷이지 어떻게 하나가 더 있어? ”

“ 몰라. 나도 모른다니까

할머니도 고모들도 다 못 키운다고 저 오빠 우리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하면서 두고 가버렸어.

저 오빠, 우리 집에서 이제 같이 살아야 하나?

오빠 엄마가 돌아가셨데. “


주아 언니는 정신없이 떠들고, 중아 오빠랑 큰 언니는 아무 말이 없다.

중아 오빠가 방문을 열고 오빠 방에 있는 그 오빠를 보더니 안방으로 들어간다.


“ 엄마, 현아가 한 말이 무슨 말이에요?

왜 쟤가 우리 집에서 살아요? 쟤가 아빠 아들 맞아요? “

“ 이따 아빠랑 통화할 거야. 나도 아직 정확히 몰라. 아빠한테 물어봐야지 ”

“ 아니죠? 쟤 아빠 아들 아니죠?

우리 아빠 아들이면 내 동생인데. 아니죠? “

“ 중아야, 얼른 씻고 밥 먹고 숙제 해. 이따 엄마가 아빠한테 물어볼게. ”

“ 제가 지금 공부가 되겠어요? ”

오빠가 갑자기 가방을 던지고 밖으로 나간다.


“ 중아야, 중아야~ ” 엄마가 오빠를 찾아 나간다.

“ 아휴~ 어쩜 좋아? 큰 오빠 이제 공부는 다 했다. 이제 고 3인데. 대학시험이고 뭐고 다 망치겠다. ”

“ 언니, 언니는 어떻게 할 거야? ”

“ 뭘? 내가 뭘? ”

“ 저 오빠 우리 집에서 살게 할 거야? ”

“ 내가 그걸 어떻게 해? 어른들이 할 일이지. ”

“ 언니는 참 속도 편하다. 저 오빠가 우리 집에서 살면 좋을 리가 있어?

유일한 아들이라고 엄마나 아빠가 오빠만 편애하는데 아들이 밖에서 하나 더 들어왔어.
우리 신세가 좋겠냐고? 더 찬밥이지. 쟤 어떻게든 내 보내야 하는데. “

“ 그게 무슨 소리야? 주아 언니 ”

“ 야, 큰 언니 대학 가기는 영 글렀단 소리야. 넌 눈치도 없어? 쟤가 있으면 우리한테 좋을 게 없다고.

쟤도 남자인데 아빠가 분명 쟤는 대학 보낸다고 하겠지. 우리는 여상 가라고 하면서. 으휴~ 짜증 나. ”

작은 언니는 내게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나간다.

“ 언니, 왜 이렇게 다들 소리 지르고 밖으로 나가? ”

“ 놀래고 당황해서 그러지. 엄마도, 오빠도, 주아도 ”

“ 언니는? 언니는 괜찮아? ”

“ 나도 좀 놀래긴 했는데 나보다 쟤가 더 걱정이다. ”

“ 누구? ”

“ 쟤 말이야. 쟤 엄마도 없다는데 우리 집에서 살 수 있을까? ”

“ 언니는 이 상황에서 저 오빠 걱정을 하네? ”

“ 아무도 돌 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우리 집에 온 거겠지.

쟤도 여기까지 오기 쉽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도 왔다는 건 아무도 쟤를 돌봐 줄 사람이 없고

아무 데도 갈 데가 없다는 소리야. 쟤는 고아야. 아무도 없는 고아. 쟤 많이 외롭고 힘들겠다. “

영아 언니가 저녁상을 차렸지만 모두들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엄마는 다시 자리에 누웠고, 중아 오빠는 전화로 현식 오빠네서 자고 오겠다고 했다.

주아 언니는 그 오빠를 내내 째려보다가 방으로 들어가고

큰 언니는 상을 치우고 설거지까지 한 뒤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 오빠는 밥도 먹지 않고 큰 오빠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분명 마당에서 어른들이 하는 소리와 방에서 우리가 했던 소리를 다 들었을 텐데.

조용히 앉아만 있다. 큰 언니 말이 맞다.


‘ 그 오빠가 제일 불쌍하다. ’ 모두들 잠을 자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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