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좋았던 것들만 기억할거야
part 3
“ 어, 내 지갑. 내 지갑. 내 지갑도 사라졌어. ”
“ 엄마야, 내 것도. 내 지갑도 없어졌어. ”
“ 나도 그래. ”
“ 난 아빠가 일본에서 사다주신 샤프도 없어졌어. ”
“ 아이, 진짜 누구야? 도둑년이? ” 분위기가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현지 언니의 짝인 미래 언니가 현지 언니의 가방을 뒤지다 손에 뭔가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 현지, 너, 너였어? 네가 목걸이도 애들 지갑도 다 훔쳐 간 거야? ”
“ 뭐? 현지라고? ”
“ 뭐라고? 현지 너였어? ”
“ 어디, 어디? 어~ 저거야. 내 지갑! ”
“ 내 샤프도 저거 맞아! ”
사색이 되어버린 현지 언니
어안이 벙벙해져 온 몸을 벌벌 떨고 손 하나 움직이지 못한 채 현명 언니만 쳐다보고 있다.
건너편에 서 있던 현명 언니도 당황해 현지 언니만 보고 있다.
둘은 영문을 몰라 서로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 이 도둑, 현지 너 겁도 없다.
어떻게 친구 생일잔치에 찾아와서 비싼 목걸이며 친구들 지갑들을 훔쳐가니? “
“ 그러게 간도 크다. 간도 커. ”
“ 아휴~ 재랑 어떻게 1년 동안 같은 교실을 써? 아우 짜증 나. ”
“ 너 당장 현명이한테 사과해. 그리고 지갑 주인들한테도. ”
“ 내가 쟤 저럴 줄 알았어. 응큼하다. 응큼해. ”
현명 언니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 아. 난 목걸이 없어도 괜찮은데.현지야,갖고 싶었으면 달라고 말을 하지 그랬어. ”
“ 어휴~ 현명이 저거 착해 빠져서 ”
“ 야, 현지 너 당장 현명이랑 애들한테 사과해. ”
“ 얘들아, 그만 하자. 현지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고 아마 장난을 심하게 친 걸 거야.
그렇지 현지야? 내 말이 맞지? 얘들아, 우린 친구니까 이제 그만하자. “
현지가 언니가 갑자기 울부짖으며 소리를 질렀다.
“ 야! 주현명, 네가 시켰잖아. 니 목걸이 민영아 가방에 몰래 넣으라고 네가 시켰잖아. “
더 이상 혼자 모든 죄를 뒤집어쓸 수는 없다는 현지 언니의 결정이다.
현명 언니 몸은 얼음처럼 얼어붙었지만 얼굴은 시뻘게져 금방 터져 버릴 것 같다.
현명 아줌마는 영문을 모르고 현명 언니를 쳐다봤다.
“ 너 미쳤니? 왜 내가 너한테 그런 걸 시켜? ”
“ 뭐라고? 내가 미쳤다고? 그럼 내가 도둑년이란 거야? ”
“ 네가 훔쳤으니 네가 도둑이 맞는 거지? ”
“ 내가 니 보석함에서 어떻게 목걸이를 꺼내가? 니 보석함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는 데 “
“ 네가 내 보석함 자물쇠 열쇠도 훔쳐 갔나 보지. 이게 어디서 사람을 모함해?
내가 왜 영아를 도둑년으로 만들어? 이유도 없이 “
현명 언니가 매서운 목소리로 현지 언니를 쏘아보며 말한다. 현지에게 모두 다 덮어 씌우려는 처사다.
“ 네가 그랬잖아. 영아를 도둑년으로 만들어서 전교회장도 못 나가게 하자고.
창피해서 전학가게 만들어 버리자고, 네가 분명히 그랬잖아. “
“ 현지, 너 완전히 미쳤구나. 영아를 싫어한 건 바로 너지.
네가 한 짓을 왜 나한테 덮어 씌우니? 너희 부모님은 네가 도둑년에 친구들 모함하고 다니는 거 아시니? “
현명 언니가 현지 언니를 비웃기 시작했다.
“ 너, 너, 너. 내가 혹시나 해서 이거 버리지 않았어.
네가 생일잔치에 영아를 초대해서 도둑년으로 만들어 버리자고, 오늘 아침 교실에서 나한테 준 쪽지.
만약 내가 네가 시키는 데로 하면 그 목걸이 나한테 주겠다는 약속을 한 이 쪽지
나는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고.
얘들아, 모두들 봐봐. 이거 현명이 글씨 맞지? 현명이 공책 꺼내서 글씨체가 같은 지 비교해 봐. ”
언니들은 우르르 현명 언니의 가방으로 달려들어 공책을 꺼내 두 개의 글씨체를 확인했다.
동일했다. 두 개의 글씨체는 완벽히 일치했다.
상황은 다시 역전되어 현명 언니가 주도자로 현지 언니는 공범으로 돼버렸다.
“ 맞네, 현명이 글씨체가 맞았어. ”
“ 현명이 무섭다.어떻게 친구를 도둑으로 만들어. 그리고 현지한테 죄를 덮어 씌우기까지 하네. “
“ 영아가 얼마나 자기를 챙겨 줬는데. 사람이 무섭다. “
“ 이번 생일 초대도 다 계획하고 벌인 일이었나 봐. ”
“ 이거 담임 선생님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영아야, 너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알려드려. “
주변에 언니들은 수군거리며 현명 언니와 현지 언니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둘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물을 흘리며 부르르 떨기만 했다.
소파에서 현명 아줌마가 한 숨을 쉬며 일어나셨다.
“ 영아야, 미안하다. 아줌마가 미안해.
나중에 아줌마가 현명이랑 같이 찾아가서 정식으로 사과할게.
얘들아, 아줌마가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힘이 든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 줄래? 현지 너는 좀 남아라. 내가 너희 부모님에게 전화를 할 거야.
너희 부모님도 이걸 아셔야 할 것 같다. “
모두들 가방을 메고 현명 언니네 집에서 나왔다.
모두들 인사 없이 모래알처럼 따로따로 흩어져 버렸다.
큰 언니는 충격을 받았는지 집으로 오는 길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나도 말 없이 언니 손을 잡고 걸어왔다.
‘ 언니, 다행이야. 언니가 도둑 누명을 쓰지 않아서 하지만 이번 일은 이렇게 마무리되지 않을 거야. ‘
큰 언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한 뒤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저녁을 먹으라는 엄마의 말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피곤하니 일찍 자고 싶다고 했다.
걱정이 된 나는 다락방으로 올라가 언니를 지켜봤다.
“ 언니, 괜찮아? 많이 놀랐지? ”
“ 응? 괜찮아, 나보다 니가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괜히 날 따라가서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봤어. ”
“ 언니, 그 언니는 뭐가 그렇게 싫었을까? 언니가 특별히 그 언니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
“ 현아야,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살아서 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안 만나면 다행이지만 한.두번은 만나게 되 .
그러지 말라고 부탁하고, 싸우더라도 내가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거야. 그 사람 마음이니까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해. ”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
“ 전에 말이야. 엄마가 나한테 상고를 가라고 했을 때 난 엄마도 밉지만 오빠가 제일 미웠어.
오빠가 나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그건 엄마 뜻이지, 오빠 마음이 아니었잖아.
나한테 미안해 하는 것도, 나도 대학에 보내달라고 오빠가 엄마에게 부탁한 것도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밉더라. 오빠라는 존재가 싫었어.
오빠가 없어졌으면 바란 적도 있었어.
아마 현명이가 나를 싫어하는 마음은 그거랑 비슷할 거야. “
“ 언니가 오빠를 미워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잖아.
현명 언니랑 언니 사이에서 언니가 한 잘못은 하나도 없어.
그 언니는 그저 질투를한 거고, 그래서 언니한테 도둑 누명을 씌운 거잖아. “
“ 걔가 그렇게 한 데에는 자기만의 이유가 있을꺼야.
누군가를 미워할 때가 있어.
그 사람이 미운 이유를 정확히 모르고, 알면서도 그걸 인정하기 싫은 때가 있지.
억지를 부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 말이야. 나도 그런 때가 있었으니까.
이번 일은 그런 사람을 만난 것 뿐이야. 그렇데도 그 사람을 같이 미워해서는 안 돼.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고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닮게 될 수도 있어.
미워하는 건 그런거야. 결국 날 해롭게 만들지.
그 사람이 나를 지나가는 시간들을 피하지 말고, 견뎌 나가야 해.
미워할 것도 슬퍼할 필요도 없어. “
“ 그 언니는 나쁜 짓을 한 거야. 벌을 받아야 한다고 ”
“ 벌은 이미 받고 있을 거야. 누구보다 현명이가 가장 힘들고 괴로울 거야.
나는 앞으로 그 애가 겪어야 할 일들이 걱정 되. 현명이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
“ 언니는 정말, 지금 그 언니 걱정 할 때야? 언니는 참 속도 좋다. ”
다음 날 오전 예배를 마치고 현식 아줌마네와 우리는 교회 마당에서 만났다.
현식 오빠와 아줌마는 영아 언니를 보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큰 언니는 인사를 하고 서둘러 집으로 가버렸다.
“ 중아 엄마, 어제 얘기 들었어. 저녁에 우리 동생이 집으로 찾아왔었어.
얘기를 들었는데 나도 어찌나 놀라고 화가 나던지 내가 많이 혼냈어. 현명이
내 동생이랑 현명이 어제 많이 울고 돌아갔어. 현명이도 후회하고 있어.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알고.
영아는 어때? 영아 괜찮아? 많이 놀랐을 텐데. “
“ 응? 현식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
“ 어? 아직 몰라? 중아 엄마, 영아가 말 안했어? ”
“ 무슨? 우리 영아는 아무 말이 없었어. 어제 언니 무슨 일 있었어? ”
나는 현식 아줌마 앞에서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현식 아줌마는 엄마한테 어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엄마는 얘기를 듣는 도중 너무 화가 나서 당장 그 언니 집을 찾아가 따져야겠다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아줌마는 현명 언니와 부모님이 우리 집을 찾아 올 거라고 했다.
“ 중아 엄마, 동생 일은 동생 일이고, 그 일로 우리는 불편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어제 우리 사이가 틀어질까봐 걱정이 돼서 밤에 잠이 안 오더라구.
동생 집도 그랬을 거야. 속상할 거 알지만 그래도 한 번만 용서해주면 안 될까?
아직 어린 아이들이잖아. “
“ 아줌마, 그 언니는 어린 아이가 아니에요. 이번 일이 처음도 아니구요. ”
“ 뭐? 현아야 그게 무슨 말이야? ”
“ 엄마, 사실 현명 언니는 1학기 때부터 우리 언니를 괴롭혔어.
동네 언니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해서 언니를 외롭게 했어.
그래도 언니는 그 언니에게 잘 해줬어.
현명 언니한테 어떤 사과도 받지 않았는데 말이야.
큰 언니는 지금도 현명 언니를 걱정해. 큰 언니는 그런 사람이야. “
“ 뭐라고? 그게 사실이니 현아야? 걔가 도대체 왜 그럴까?
중아 엄마, 어쩌면 좋아?
현명이 걔가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았어. 항상 일등만 했고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졌지.
아마 샘이 나서 그럴 거야. 그래도 그렇지, 이런 일은 벌이면 안 되는 건데.
이걸 어쩜 좋아? ”
우리 식구 모두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식 아줌마도 오빠도 아무 말 하지 못했다.
현식 오빠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큰 오빠를 뫘고, 큰 오빠는 현식 오빠를 외면했다.
“ 가자, 얘들아 현식 엄마, 나중에 얘기하자. ”
큰 언니는 수돗가에서 실내화를 빨고 있었다.
엄마는 큰 언니를 오랫동안 쳐다 본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니를 바라보던 엄마의 두 눈에서 눈물이 뜩뚝 떨어졌다.
낮에 현명 언니와 부모님이 찾아와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었다.
“ 영아 어머니, 저희가 아이를 잘 못 키웠어요.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현명이도 후회하고 있어요. 너도 어서 말씀 드려. “
“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영아를 만나서 사과하고 싶어요. ”
“ 화가 풀리실 때까지 무슨 일이든 할 게요. 제발 부탁드려요. ”
“ 제가 용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만약 이 일이 나한테 벌어졌다면 나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에요.
우리 아이 마음에 달려있어요. 만약 우리 영아가 용서를 한다면 저도 그러겠지만
아이가 처벌을 원한다면 저도 그렇게 할 거에요.
부모라는 이유로 억지로 제가 아이 마음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이만 돌아가주세요. “
현명언니 식구들이 돌아가고 우리 가족은 모두 자리에 앉아 의논을 했다.
“ 영아야, 얘기 다 들었어. 너 왜 말하지 않았어? ”
“ 속은 상했지만 어차피 다 잘 해결됐으니까 속상해 할 필요 없잖아. 나도 괜찮고 ”
“ 1학기 때도 그렇고 이번 일도 그렇고, 엄마는 더 이상 네가 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아이 너랑 같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엄마가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릴게. “
“ 엄마, 그렇게 까지 할 필요 없어. 난 괜찮아. 나는 잘못한 것도 없고, 이제 친구들도 다 알아.
우리가 어떻게 할 건 없어. 이미 너무 많은 아이들이 알고 있으니까
앞으로 현명이가 많이 힘들거야. 그렇다고 내가 도와줄 수도 없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없어.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 되버렸어.
물이 흐르는 것처럼 저절로 해결이 되도록 그냥 두고 싶어. 그게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
“ 영아, 너, 너 언제 이렇게 커버렸니? 우리 영아가 언제부터 어른이 되었을까?
엄마가 속상하다. 너가 속이 꽉 찬 어른이 되 버려서.
나 때문에, 나를 생각하느라 너는 어린 아이였던 적이 없는 것 같에.
아기로 태어나 조그만 아이였다 바로 어른이 되 버렸네.
엄마가 너의 어린 시절을 다 뺏어 버린 것 같아 너무 미안해. “
“ 엄마, 엄마는 최선을 다해서 우리를 길렀어. 난 그걸 아니까 나한테 미안해 할 필요 없어.
힘 들때도 아플 때도 있었지만 난 잘 버틴 것 같아.
누구보다 잘 알아.
힘든 것이, 아픈 것이 무엇인지 말이야. 내가 아팠으니까 다른 사람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잘 자랐다는 게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난 잘 자란 것 같아. 앞으로도 그럴 거고 말이야.
엄마, 현명이 일은 그만 둬. 이미 지나갔으니까. “
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말도 할 필요가 없었다.
언니 오빠들은 학교로 가고, 나는 선교원에 가고, 엄마는 센터에 다니며 일을 하고, 각자의 생활로 돌아갔다.
어느 저녁 현식 오빠가 과일을 들고 찾아왔다.
“ 아줌마, 이거 드시래요. 우리 엄마가 보내셨어요. ”
“ 응, 그래 고맙다. 현식아, 저녁 먹었니? ”
“ 네, 먹고 왔어요. ”
“ 그럼, 과일 먹고 가라. ”
“ 네 ”
모두들 둘러앉아 사과와 배를 먹었다.
“ 재영아, 합기도는 배울 만 해? ”
“ 네, 형 재미있어요. ”
“ 일 년 새 너 많이 큰 것 같다. ”
“ 네, 키가 십 센티도 넘게 컸어요. ”
“ 한참 클 때니까 많이 먹어. ”
“ 아줌마, 우리 이모 이사 가요. ”
“ 어? 너희 이모네? 그 현명이네 말이야? 갑자기? 왜? ”
“ 다른 동네로 이사간데요. 현명이도 전학 가구요. ”
“ 어? 걔가 전학을 가? ”
“ 영아가 말 안해요? ”
“ 걔가 어디 말을 하는 애니? ”
“ 네, 현명이가 그 후로 많이 힘들었데요.
영아가 별 말이 없었고, 처벌도 바라지 않아서 잘 마무리 될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며 아이들이 모두 현명이랑은 놀아주지 않더래요. 아무도 말도 걸지 않고
현명이도 잘 생활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나봐요.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는지 이사 가자고, 전학 보내달라고 했데요. “
“ 그랬구나. 영아는 아무 말이 없어서. ”
“ 현명이가 잘못한 건 아는데, 그래도 맘이 안 좋아요. 우리 엄마도 그렇구요. ”
“ 그래, 그게 가족이란 거야. 우리 영아 속도 편하진 않겠다. ”
“ 네 ”
현식 오빠랑 오빠들은 농구를 하러 간다며 밖으로 나갔다.
큰 언니는 도서관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 영아야, 현명이 전학 간다며, 이사도 간다 하더라. ”
“ 현식 오빠 왔다 갔어요? ”
“ 응 ”
“ 가야 할 것 같았어. 나라도 버티기 힘들었을 거야. 아이들이 그 후로 아무도 현명이에게 말을 걸지 않았어.
현명이가 지나가면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들리게 욕을 하기도 했으니까
그래, 전학을 가는 게 좋을 거야. 가서 다시 시작하면 되지. “
토요일 현명 언니는 전학을 가고 이사를 갔다.
동주랑 경화, 민정이랑 놀다 집에 돌아와 우체통을 열어보니 통 안에 편지가 있었다. 큰 언니 앞으로 온 편지다.
다락방으로 올라가 언니의 책상위에 놓았다.
저녁을 먹은 언니는 다락으로 올라가고, 나는 편지의 주인공이 궁금해져 따라 올라갔다.
“ 언니, 누구 편지야? ”
“ 응, 현명이 ”
“ 그 언니가? 뭐래? ”
“ 미안했다고 자기가 미안했데. 나중에 어른 돼서 만나자고, 그 때 다시 친구하제. “
“ 언니는? 언니는 어때? 그 언니가 다시 와서 친구 하자고 하면 친구 할 거야? ”
“ 글쎄,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래도 하나는 기억 할 거야.
현명이는 나한테 사과를 했고, 후회 했다는 걸. 떠나면서 나한테 이 편지를 남겼다는 걸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