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어야 속내를 털어내고 친해진다'
대학교, 직장을 다닐 때 술을 먹지 못하는 내게 친구와 선배 직장동료들이 늘 술을 권하며 내게 하는 말이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과 온몸이 벌게지고 열이 올랐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마시면 한쪽 구석이나 테이블에 엎어져 잠을 자야 한다
그럼에도 생일이면 4배 주니 8배 주를 마시고 mt, ot, 회식 자리에 가면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술을 먹어야 했다
술을 계속 마시면 는다더니 정말 늘긴 늘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 맥주 한 캔을 혼자 시원히 마시기도 하고
저녁시간 남편과 친구들 지인과 치맥이나 가벼운 술자리를 갖기도 한다
27년이 지나서 이제야 소주 반 병, 맥주 한 캔 정도는 마실 정도가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와 친한 사람들 중에는 술을 먹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오전에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차를 마시고 점심이나 브런치를 함께 먹었고
공원을 산책하거나 책이나 영화 일상에 관한 수다를 떠니 술에 취하지 않아도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직장이 아닌 프리랜서로 일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비교적 내가 원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었고 이성에게 먼저 고백해 교제를 시작하기도 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을 때
설레거나 그리움이 간절해 먼저 사랑을 고백해야 할 때
큰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러 친구나 지인에게 사과를 해야 할 때
나에게 필요한 것은 술이 아니라 내 솔직한 마음을 바라보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였다
주량은 더 이상 늘지 않았으면 좋겠고 솔직한 내 마음을 바라보고 말할 수 있는 용기의 용량은 더 커졌으면 좋겠다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이 다섯 가지의 말은 마구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