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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 소설가 Oct 16. 2024

내 친구 나무

나는 우아하면서도 고고한 나무의 시간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무는 이른 새벽이나 깜깜한 저녁 달빛 아래에서만 볼 수 있다

주황색과 연한 붉은빛을 은은히 받으며 홀로 서있는 나무는 기품 있고 다감해 보인다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검은 시간 조그만 방안 노랗고 주황 촛불 아래 

혼자 책을 보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공부를 하는 사람  

그 시간의 나무는 그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과 사람이다

인적이 드문 시간의 산책은 위험하고 심심하지 않냐고 사람들은 물어보지만 밤과 새벽이 주는 고요함과 

아늑함 편안함에 나는 이미 길들여져 버렸다

나는 밤이 새벽이 좋다 

오롯이 내 마음 내 생각 내 감정에 집중할 수 있어서 나는 그 시간이 좋다

특히나 이른 새벽 은은한 주황색 가로등 아래 서 있는 나무를 보고 걸을 때면 내 마음은 오늘도 살아있다는 행복과 기대 희망 감사함으로 충만해진다

나무는 언제나 내 친구가 되어준다


나무는 모든 생명이 눈을 뜨는 아침이 좋을까?  

생동감이 가득한 낮이 좋을까?  

모든 소음이 사라진 고요한 밤이 좋을까?

내가 나무라면 까만 하늘 동그랗고 노란 달이 떠있는 밤을 새벽을 좋아할 것 같다

자신을 좋아하는 내가 함께 걸어주는 새벽이 좋을 것 같다


고마워 나무야 

내일 새벽도 함께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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