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에서 사랑병으로… 대만 영화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
운 좋게 시사회에 당첨되어 개봉 전 먼저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로맨스 코미디 장르답게 초반에는 웃음 포인트가 많아 관객들이 곳곳에서 웃음보를 터뜨렸고, 그 웃음 소리가 극장 안을 채워서 함께 관람하는 기분이 참 좋았다. 오랜만에 ‘다 같이 웃는 영화관’의 따뜻한 공기를 느끼며 본격적으로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대만 영화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는 제목만 보면 잔잔한 멜로일 것 같지만, 의외로 웃음과 장난이 가득한 학원 로맨스다.
한 반에 두 명의 ‘예쯔제’가 있다. 공부도 잘하고 반장을 맡은 여자 예쯔제, 그리고 사고만 치고 성적도 형편없는 남자 예쯔제. 문제아 예쯔제는 또다시 사고를 치고 퇴학 위기에 몰린다. 그런 그가 우연히 이모가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초보 간호사의 실수로 암 선고를 받게 된다. 다행히 그의 이모가 퇴근을 하고 집에서 곧바로 예쯔제에게 오진임을 알려주지만, 학교는 이 사실을 모른다.
이 상황을 이용해 퇴학을 피하려는 남자 예쯔제. 친구와 함께 ‘위암 환자’ 연기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앞에 의외의 복병이 나타난다. 바로 같은 이름을 가진 반장, 여자 예쯔제다. 그녀는 그의 상태를 의심하며 보건실을 수시로 들르고, 군것질을 막기 위해 직접 죽을 싸오며 ‘특별 관리’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얄밉기만 하던 이 관심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다리가 된다. 함께 웃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전환이 찾아오지만, 영화는 그 지점까지도 밝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나의 아픈 사랑 이야기>는 ‘꾀병’이라는 가벼운 설정 속에 청춘의 서툰 사랑과 진심을 담아냈다. 장난과 웃음 뒤에 있는 진정성 덕분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두 주인공의 대화가 계속 귓가에 맴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대만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되었던 여주인공 장치가 남주인공 잔화이윈의 뺨을 때려 코피를 터뜨리는 장면이다. 또, 두 사람이 예쯔제의 집에서 수박을 나눠 먹는 장면도 풋풋한 매력이 가득했다.
여기에 번역가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대사 톤을 요즘 스타일로 센스 있게 옮겨 덕분에 장면들이 한층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가장 웃게 한 건 남자 주인공의 절친 캐릭터였다. 남주인공이 워낙 사고뭉치라 장난이 끊이지 않지만, 절친의 대사와 행동은 “이 캐릭터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영화에서 감초 같은 존재였다.
한국 개봉일은 2025년 8월 13일이다. 요즘 영화관에서 볼 만한 작품이 많지 않다고 느낀다면, 이 영화는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물론 전개가 다소 익숙한 로맨스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뒷 이야기가 어느 정도 예측되지만, 그 과정 속에 숨어 있는 웃음 포인트와 풋풋한 감정선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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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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