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현장, 이건 그냥 행복이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방청에 당첨됐다. 그것도 바로 개그콘서트! 자유석이라 선착순 번호를 받기 위해 일찍 가야 한다는 후기를 보고 낮 12시 2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KBS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따라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공기는 덥고 습하기까지 했다. 몇 시간을 버티며 기다리느라 쉽지 않았지만, 입장은 저녁 6시 20분부터라니… 꽤 긴 시간이었다. 그래도 함께 간 친구와 근처에서 밥을 먹고 디저트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니 한결 수월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드디어 입장!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니 설레는 마음이 저절로 차올랐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기대했던 건 바로 ‘심곡파출소’ 코너였다. 래퍼로 나오는 유연조 님과 귀신으로 등장하는 서성경 님의 팬이라 실제로 무대에서 직접 보니 더욱 반가웠다. 특히 이전에는 경찰서 세트에서 진행되던 코너가 이번에는 장소를 바꿔 더 새로운 재미를 줬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애드리브는 그야말로 ‘현장 관람의 묘미’였고, 웃음 포인트가 빵빵 터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챗플릭스’였다. 카톡 오픈 채팅방 형식으로 관객들과 개그맨들이 즉흥으로 만들어 가는 개그인데, 방송으로 볼 때도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니 완전히 달랐다. 객석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개그에 녹아들고, 애드리브가 쏟아져 나오니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심지어 방송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애드리브까지 등장했다 싶은 내용들도 있어서 현장 관객만 누릴 수 있는 웃음을 제대로 맛봤다. 그 순간만큼은 개그맨과 관객이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방청을 마치고 나서 알게 된 사실 하나! 하필 내가 본 촬영분은 8월 17일자 방송인데, 그 주가 결방이었다는 것… 순간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직접 보고 크게 웃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방송이 나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 날의 웃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더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공연 내내 터져 나왔던 웃음소리를 떠올리며 “오늘 참 잘 웃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 오는 날의 습기와 기다림은 금세 잊히고, 오히려 개그콘서트의 무대가 선물해 준 즐거움만이 오래 남았다. 역시 웃음은 최고의 보약이자, 가장 값진 기념품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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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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