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에는 진심으로
오전에 줄곧 시켜 먹는 빵집이 있다.
이름부터 사랑과 정이 넘치는 ‘그래도 사랑해’.
이 베이커리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새로운 맛집은 없을까 찾아보다가 베이커리 이름이 독특하고 궁금하여 메뉴를 보던 중 ‘사랑해 바나나’라는 바나나 빵을 발견하였다.
엄마가 한동안 바나나브레드를 좋아했던 시기였어서 정말 바나나처럼 생긴 빵이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이름에서 오는 신뢰감이 있어 배달시켜 먹어보게 된 것이 시초였다.
맛이 없거나 맛이 바뀌면 매몰차게 다른 곳을 찾아 떠나는 나름의 미식가이기에 사랑해 바나나를 포함하여 이 빵 저 빵 먹어보니 정말 맛있어서 여러 번 시켜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주문을 하면 구매 이력이 뜨는지 베이커리 사장님이 언제부턴가 메모와 함께 선물 빵들을 하나 두 개씩 넣어주시기 시작하였다.
그 짧은 메모에서도 빵을 만드는 사람으로서도, 가게의 주인으로서도, 진심을 다하시는 분이라는 생각과 함께, 같은 말을 하여도 기분 좋아지게 말을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래서 후기를 잘 안 적는 나지만 그 예쁜 말에, 기분 좋아지는 말에, 사진까지 찍어 후기를 남겼었다.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빵을 시켜 먹고, 또 선물 빵과 메모를 함께 보내주시고, 심지어는 원하는 빵을 드리고 싶다고 드시고 싶은 빵을 요청사항에 남겨달라고까지 하시는 거였다.
그리고 오늘.
오늘도 무얼 먹을까 하다가 ‘그래도 사랑해’에서 바나나빵과 파운드를 먹고 싶어 똑같이 두세 개의 빵을 시켰다.
그런데 배달이 와서 집에 들여와 확인을 하는데...
내가 시킨 빵보다 더 많고 큰 꾸러미들이 가득 봉투에 담겨있었다.
예쁘게 리본 포장 된 의문의 박스와 선물 빵이 긴 편지와 함께 와서
먼저 편지를 펴서 읽어보는데
이 편지를 읽고 그냥 마음이 너무 뭉클하였다.
나는 그저 맛이 있어서 맛있게 먹고 사장님의 메모와 선물에 감동받아 리뷰를 적은 것인데
그 별거 아닌 리뷰를 보고 기억하고 있다가 큰 선물과 큰 마음을 전해주는 것이 가게의 이름처럼 사랑으로 다가왔다.
별거라면 별거고,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작은 메모와 선물 빵.
나는 오늘 아침, 이 편지를 받고는 너무나도 특별한 하루가 되었고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사소한 것이지만 무언가를 기억해 주고, 행복과 안녕을 바라주는 것이 누군가를 정말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는 예쁘게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번거롭지만 안부를 묻고 굳이 더 좋고 듣기 좋은 말들로 배려해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과 화법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피곤하게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게 좋다.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이고,
이 진심을 알아줄 사람은 결국 알아줄 것이기에.
나에게 행복과 사랑을 빌어주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
그래서 나는 더 큰 마음으로 더 예쁜 말로 포장하여 사랑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