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 물론 나도
시간의 비탈을 따라 흘러내려 다시금 무의 호수에 떨어지는 한 방울이라 생각하게 된 이후로
삶의 초침 아래 자리 잡은 그림자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빙하처럼 몰려오는 육중한 바다 바람을 얼굴로 가르며 오른 언덕의 끝엔 바다가 짙은 색으로 일렁이고
언덕과 바다 사이 목장의 울타리 너머로는
검은 소가 푸른 잎을 찾아 누런 건초 밭을 훑고 있다.
알 수 없는 말로 소떼, 바다를 즐거워하는 사람들
경치가 보람 있네, 오늘 아침 식사는 맛있었네, 오길 잘했다는 가족의 말
다행이네 … 말을 꺼내며 미처 꺼내지 못한 마음
우리 남은 시간 동안 여기에 다시 오기도, 이렇게 즐겁기는 힘들겠지.
끝에 붙은 말 한마디만 입으로 내뱉었는데 맥락에 맞는 대답이 되어 다행이다.
그러니까 우리 다른 곳도 열심히 다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