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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별보다는 달에 더 마음을 썼다. 무수히 쏟아졌던 별빛 아래서 황홀했지만, 홀로 덩그러니 떠 있는 달 아래선 쓸쓸하고도 외로웠다. 혼자서 고독을 씹을 때 더 자주보였던 건 별이 아니라 달이었다.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는 순간에 나는 보통 달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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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으로 24시간 짜리 버스를 탄 그날도 유난히 크고 붉은 달과 함께였고, 녹초가 되어 돌아가는 퇴근길에서는 유난히 손톱같은 달과 함께였다. 스스로 빛을 내지도 못하는 게 때론 그런 별빛을 지운다. 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가도, 달 같은 사람이 되는 편이 낫겠다는 마음이 든다. 온전히 혼자인 그 날에 가장 깊이 함께할 달이, 때론 남이 뿜어낸 빛을 되돌려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빛나는 것들을 압도하는 달이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