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용기가 없어서 손 끝에 맴돌던 몇 마디를 전하지 못했다. 사실은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건데, 나의 욕심이라는 말로 겹겹이 포장해 합리화했다.
그렇게 포장만 늘려가던 수많은 날이 지났을 때, 생각지도 못한 날에 소식이 닿았다. 내가 한참을 손 끝에 굴리기만 했던 첫 인사를, 너는 생각조다 쉽게, 내가 부담되지 않도록, 예전과 다름없이 따뜻하게 나에게 전했다.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괜히 접어버렸던 그 말들. 너라고 한들 두렵지 않았을까. 결국 언제나처럼 용기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그날 이후로 나를 찾는 사람들과, 너를 찾지 않는 나에 대해 생각했다. 나를 찾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나는 너희를 먼저 찾지 않는데, 끊임없이 손 내미는 너희가 고맙고 힘이 되었다.
나는 오늘도 네가 보지 못 할 곳에서나 내 진심을 적는다. 나도 수없이 많은 날 동안 너를 찾았다. 하지만 네가 불편할지도 모른다며, 싫어할 거라며, 바빠서 귀찮을 것이라며, 수도 없이 합리화했다. 결국 먼저 손 내밀 용기가 없었을 뿐인데 말이다.
항상 먼저 찾아주는 나의 모든 너희들에게 또 차마 전하지 못하고 몰래 고마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