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결정적 증거

by 몽환

루나 랩스 본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민지가 유포한 정우성의 비밀 일기와 '드림 에디터' 기술의 악용 사례들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뉴스 채널들은 앞다투어 루나 랩스의 잔혹한 실험과 윤리적 문제를 보도하기 시작했고, 도시는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정우성이 꿈의 미로에 갇히면서 루나 랩스의 모든 시스템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고, 그들의 야심 가득했던 제국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우리는 이 모든 상황을 낡은 작업실에서 지켜보았다. 민지는 연신 노트북 화면을 새로고침하며 쏟아지는 뉴스 기사들을 확인했고, 이서진은... 아니, 김민준은 말없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감정의 변화가 없었지만, 나는 그의 눈빛 속에서 복잡한 회한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개발했던 기술이, 결국 이런 식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나는 민지에게 말했다. "민지야, 혹시 정우성의 일기 파일 말고... 다른 데이터는 없었어? 그가 마지막으로 작업했던 파일이나... 그런 거 말이야."

민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 일기 파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건 자세히 안 봤는데... 잠깐만."


그녀는 다시 노트북 화면을 응시했다. 수십 개의 파일들을 훑어보던 그녀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 속의 파일을 응시했다. 그리고 이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다.

"오빠! 이거... 이거 정우성이 마지막으로 작업했던 파일이야! '프로젝트 A'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뭘까?"


나는 민지에게 그 파일을 열어보라고 지시했다. 파일이 열리는 순간,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 그 파일 안에는... '나비 효과' 기술의 최종 버전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되살릴 수 있는 '역재생' 기술의 핵심 코드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파일의 생성일은, 5년 전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이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정우성은 김민준의 의식을 가두려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그때, 김민준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 파일... 정우성 박사님은 나를 구하려 했던 거야."


김민준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정우성이 자신을 꿈의 미로에 가두려 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역재생'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고, 그의 계획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내가 그동안 믿었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것이다.


나는 정우성의 일기 파일과 '역재생' 기술 파일을 다시 한번 비교해보았다. 일기 파일은 조작된 것이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의 일기를 편집하고, 그를 악당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체 누가? 그리고 왜?

모든 의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나는 김민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루나 랩스에는... 정우성 박사님 말고, 또 다른 배후가 있었어. 그리고 그 배후는... 지금도 살아 있어."


그는 나에게 또 다른 진실을 알려주었다. 5년 전, 루나 랩스에는 정우성 외에 또 한 명의 핵심 연구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연구원은... 바로 김민준의 의식을 조종하고, 정우성의 일기를 조작한 진짜 배후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의 이름은...


나는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나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그 이름이 떠올랐다. 나는 이제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거대한 음모의 또 다른 시작을 직감했다. 나는 이제 그 진짜 배후에 맞서, 싸워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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