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증언과 민지가 찾아낸 데이터 파편들을 토대로, 우리는 이도현이 꾸민 거대한 음모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죄책감에 갇혀 있지 않았다. 정우성의 배신에 대한 분노와 함께, 나를 지켜주려다 희생된 도현을 위한 책임감과 정의감이 내 심장을 뛰게 했다.
"도현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됐는지...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민지에게 물었다.
민지는 고개를 젓더니, 이내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며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복잡한 코드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도현 씨가 마지막으로 접속했던 서버 기록, 연구실 폐쇄 직전 전송된 메시지 로그... 다 뒤져볼게요. 어쩌면 그가 남긴 흔적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녀의 말에 희망이 샘솟았다. 나는 김민준에게 다가갔다. 그는 여전히 이서진의 육체에 갇힌 채였다. 나는 그를 보며 말했다. "민준아... 아니, 이서진 씨. 도현이가 남긴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혹시 기억나는 거 없어? 그가 사고 직전에 남긴 말이라든지..."
김민준은 한참을 침묵하더니, 이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사고 직전... 도현이는 나에게 이 말을 했었어. '유진이가 만든 초기 모델에... 내가 남긴 흔적이 있을 거야. 그게 유일한 증거야.'라고."
나는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만든 초기 모델? 나는 낡은 작업실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드림 에디터'의 초기 모델을 꺼내 들었다. 이 낡고 투박한 기계가 진실을 담고 있는 유일한 증거라니. 나는 조심스럽게 기계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숨겨져 있던 작은 메모리칩을 발견했다.
칩 안에는 도현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가 담겨 있었다. '닥터 정우성, '드림 에디터'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의식을 통제하려는 계획... 증거 확보... 한유진에게 전달할 것.' 그 보고서에는 정우성의 음모에 대한 모든 증거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증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도현은 나에게 이 칩을 남겼던 것이다.
나는 보고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내가 믿었던 스승의 잔인한 모습과, 나를 지키려 했던 친구의 희생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진실을 세상에 폭로해야만 했다. 도현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나는 민지와 김민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민지는 분노에 휩싸였고, 김민준은 슬픔에 잠겼다. 우리는 이제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도현이 남긴 증거를 세상에 알리고, 정우성의 잔당들을 모두 잡아내는 것이었다.
"어떻게 할 거야, 오빠?" 민지가 나를 보며 물었다. "이 증거를 세상에 알리면, 루나 랩스의 잔당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들이 우리를 노릴 거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하지만 더 이상 숨어있을 순 없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끝내야만 해. 이 증거를 세상에 알리고, 정우성의 잔당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드러낼 거야."
우리는 루나 랩스의 잔당들과 최후의 싸움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진실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도현이 남긴 증거를 통해,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