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의 의식이 꿈의 미로 속에서 사라지면서, 루나 랩스의 중앙 시스템은 완전히 멈춰 섰다. 지하철역 아래의 비밀 연구소는 정전되었고, 우리는 어둠 속에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지상으로 올라오자 새벽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도시의 밤은 끝났고,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민지와 김민준, 그리고 도현은 서로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정우성의 마지막 말과 그의 딸에 대한 기억에 갇혀 있었다.
"유진아, 괜찮아?" 도현이 내 어깨를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배신에 대한 상처와 그의 희생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근데... 정우성 박사님은... 정말 그의 딸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시작했던 걸까?"
김민준은 이서진의 몸을 통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진실이 아니야. 정우성 박사님은... 사실... 나를 구하려 했던 거야."
나는 그의 말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정우성은 내가 아니라 김민준을 구하려 했다고?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김민준은 우리에게 5년 전 사고의 진정한 진실을 이야기해주었다.
"5년 전, 나는 '드림 에디터'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정우성 박사님과 함께 연구했었어. 하지만 나는... 그 기술의 위험성을 간과했었지. 나는 '나비 효과' 기술을 이용해 나의 꿈을 조작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어. 나는... 나의 의식을 꿈의 미로에 가둬버렸지."
그는 눈물을 흘렸다. "정우성 박사님은... 나를 구하려 했어. 그는 '역재생' 기술을 개발해서 나를 현실로 되돌리려 했지. 하지만 그때... 도현이가 나를 질투해서... 그의 계획을 방해했어."
나는 김민준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믿었던 친구 도현이... 나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그를 질투해서 사고를 일으켰다니. 나는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도현아... 이게... 무슨 소리야?" 나의 목소리는 떨렸다.
도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미안해, 유진아. 나는... 민준이를 질투했었어. 민준이는 너보다 똑똑했고, 너보다 더 뛰어났어. 나는... 그런 민준이를 보며 질투했고, 그래서... 그래서 그의 기술을 망치려 했어. 하지만... 사고가 발생할 줄은 몰랐어."
나는 도현의 고백에 절망했다. 내가 믿었던 두 사람 모두... 나를 속였다니. 나는 그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너희들... 나를 가지고 논 거야? 나를... 바보로 만든 거야?"
나는 그들에게 소리쳤다. 내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나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멀어져,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했다. 하지만 그때, 민지가 나를 붙잡았다.
"오빠! 괜찮아. 나는... 오빠 편이야. 오빠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오빠와 함께할 거야."
나는 민지의 말에 흔들렸다. 그녀는 내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다시 한번 진실을 향한 마지막 싸움을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