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4
나는 정우의 과거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청하를 찾아갔다. 청하는 에덴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부모님은 지상에서 넘어온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정우의 과거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청하야, 혹시 정우님에 대해 아는 거 있어? 지상에서 온 사람들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청하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릴 적,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정우님에게는 아주 소중한 연인이 있었대요. 그분도 박사님과 함께 '에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연구원이었는데... 붉은 덩굴에 감염돼서 돌아가셨대요. 그래서 정우님이 덩굴을 그토록 싫어한다고 들었어요."
나는 청하의 말에서 충격을 받았다. 정우의 증오는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깊은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그 상실감이 그를 '기술의 완벽한 통제'라는 왜곡된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나는 그의 비극적인 과거가 에덴의 모든 통제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청하에게 아버지의 기록과 '생체 코어'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지상으로 나아가려는 나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청하는 놀라움과 함께,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었다.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나요? 정말요?" 그녀의 눈빛은 희망으로 가득했다. 에덴에서만 살았던 그녀에게 지상은 미지의 세계이자,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응, 아버지의 기록대로라면... 우리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하지만 정우님이 막을 거야. 그는 지상이 멸망했다고 믿고 있거든."
청하는 잠시 고민에 잠기더니,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도와줄게요, 무진 오빠. 엄마는 항상 말씀하셨어요. 진실은 언젠가 밝혀져야 한다고. 오빠를 도와서... 지상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을게요." 나는 그녀의 용기 있는 결정에 감동했다.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정우의 왜곡된 신념에 맞서 싸우고, 지상으로 나아갈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설 동료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