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9
구코어 보관소에 들어선 나는 거대한 루멘 코어의 잔해들을 보았다. 이것들은 모두 지상에서의 멸망을 막기 위해 개발되었던 실패작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잔해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기록에 언급된 '지상 연결 통로'의 입구를 발견했다. 입구는 두꺼운 철문으로 봉인되어 있었고, 문 위에는 '생체 코어'의 에너지와 공명하는 특수한 물질이 덮여 있었다.
나는 내 손에서 나오는 초록빛을 이용해 봉인을 해제하려 했다. 하지만 봉인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아버지의 기록을 다시 보니, 봉인은 루멘 코어의 에너지와 결합되어 있었다. 즉, '생체 코어'의 에너지와 루멘 코어의 에너지가 동시에 필요했던 것이다.
그때, 보관소의 육중한 문이 '쾅' 소리를 내며 굳게 닫혔다. 정우의 함정이었다. 그는 나를 이곳에 가두고, '생체 코어'의 작동을 중단시키려 했다. 나는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곳에서 갇혀 죽거나, 아니면 마지막 희망을 만들어내거나. 나는 보관소에 있는 낡은 루멘 코어 잔해들을 이용해 새로운 코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생체 코어'의 능력과 루멘 코어의 에너지를 결합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나는 며칠 밤낮으로 새로운 코어를 만들었다. 낡은 부품들을 해체하고, 아버지의 설계도에 따라 조립했다.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 회로를 연결하는 미세한 소리만이 적막한 보관소를 채웠다. 그 과정에서 나는 아버지의 천재성과 함께, 그가 겪었을 좌절과 고뇌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혼자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의 숨결이 닿는 듯, 그의 열정이 나를 이끌었다.
마침내, 새로운 코어가 완성되었다. 푸른 루멘의 빛과 생체 코어의 초록빛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광채를 뿜어냈다. 나는 그것을 '희망의 코어'라 이름 붙였다. 나는 '희망의 코어'를 '지상 연결 통로'의 봉인에 연결했다. 그리고 내 손에서 나오는 초록빛을 코어에 집중했다. 푸른빛과 초록빛이 교차하며, 봉인이 서서히 해제되기 시작했다. 굳게 닫혔던 철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그때, 중앙 제어실의 스피커에서 정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박함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무진, 멈춰! 그건... 아버지의 실패작이야! 넌 결국 아버지의 비극을 반복하게 될 거야!" 나는 그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었다. 이것은... 아버지의 유산을 완성하고,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는 나의 마지막 싸움이었다. 에덴의 미래가 이 순간에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