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2
정우의 총구는 나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함께,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 "왜... 왜 멈추지 않는 거야, 무진? 왜 아버지의 실패를 반복하려 하는 거지? 나는... 너마저 잃고 싶지 않아." 그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그는 나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구하려 했던 것이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정우님... 왜 덩굴을 그토록 두려워하시나요? 왜 지상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 하시나요?"
정우는 총구를 내리고, 낡은 사진 한 장을 내게 건넸다. 사진 속에는 젊은 정우와 아버지, 그리고 아름다운 한 여자가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청하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이 여자는... 나의 연인이었어. 그리고... 청하의 엄마지."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정우와 청하의 관계를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정우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나는 그녀를 지상에서 잃었어. 덩굴에 감염돼서... 내 눈앞에서 죽었지. 아버지는 그녀를 살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어. 아버지는... 덩굴을 치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이용해 '생체 코어'를 만들려 했던 거야."
나는 정우의 말에서 또 다른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생체 코어'를 만들 때, 덩굴에 감염된 인간의 생명력을 이용했던 것이다. 나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왜... 그런 비인간적인 짓을 저질렀을까? 정우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실패를 목격했어. 그리고 맹세했지. 다시는...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게 두지 않겠다고. 그래서 나는 '생체 코어'를 폐기하고, 완벽한 기술로 에덴을 통제하려 했던 거야."
정우의 왜곡된 신념은 깊은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그의 아픔을 이해했지만, 그의 행동은 에덴의 모든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는 결과를 낳았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정우님... 아버지는 실패한 게 아니었어요. 그는...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었어요. 지상으로 나아가는 희망을요. 그리고 저도... 그 희망을 믿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