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1
'지상 연결 통로'로 들어선 나는 어둠 속에서 붉은 덩굴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 느꼈다. 덩굴들은 통로의 벽을 따라 기괴한 문양을 만들어내며 꿈틀거리는 듯했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버지의 기록은 덩굴이 희망이라고 말했지만, 그 기운은 왠지 모르게 불길하게 느껴졌다.
그때, 나의 손목에 있는 통신 장치에서 청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큰일 났어요! 인공 생태계의 식물들이... 이상 증식하고 있어요!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나는 충격을 받았다. '희망의 코어'의 작동이 인공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했다. 나는 당황하며 아버지의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기록에는 '생체 코어'와 덩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경고가 적혀 있었다. '생체 코어는 덩굴의 힘을 이용하지만, 덩굴의 생명력은 통제 불가능하다. 오직 지상의 코어만이 그 힘을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절망에 빠졌다. 내가 '희망의 코어'를 만들었지만, 그것은 완전하지 않았다. 지상에 있는 또 다른 코어와 결합해야만 덩굴의 힘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나의 성급한 행동이 에덴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왔음을 깨달았다. 그때, 통로의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정우였다. 그는 분노와 함께 슬픔이 뒤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다.
"무진... 내가 경고했잖아. 너의 행동은 결국 에덴을 파괴할 거라고. 아버지의 유산은... 실패작이었다고!" 그는 총구를 나에게 향했다. 절망의 끝에서, 나는 아버지의 비극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