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중 때 낀 타일들을 솔로 박박 문지르면서 머릿속의 온갖 찌꺼기들도 함께 씻겨나가는 것을 느꼈다. 손과 팔의 기계적인 반복 동작. 솔이 타일을 긁는 유연하고 규칙적인 소리. 거무스름하게 부풀어 오른 거품들을 밀어내는 차가운 물과 그 밑에서 하얗게 반짝거리는 해저면처럼 드러나는 타일들의 기하학은 점점 어떤 숭고한 지점으로 모아졌다. 단순노동의 황홀한 무념무상 속에서 사물들은 정화된 형태를 드러낸다. 죽음과 장례의 행렬은 땟물과 함께 하수구 속으로 사라졌고 시간은 우리에게 다시 의연함을 줄 것이다.
머릿속의 깊이 파고드는 이미지를 마모시키기 위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죽음에 대한 어떤 현실적인 견해라는 생각으로 나는 마르케스에게 온 마음을 쏟으며 주말을 보냈다. 백년의 고독을 읽으며 그것에 느꼈던 강력한 동화의 감정을 묘사해보려 했지만 힘 없이 떠오른 단어들은 순식간에 용광로의 열기 속으로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