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7시였다. 녹초가 된 몸으로 샤워를 한 뒤 세 시간쯤 잤다.
시험에서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결과물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내 안 어딘가에서 슈와지나 스콜라리가 했던 위대한 생각의 조각들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오늘 아침 꽤 공을 들여 그린 그림을 그들이 돌려준다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편적인 분위기들이다. 거대한 나무 창틀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 아래에서 기둥과 계단이 서로 교차했다. 지적이고 다소 형이상학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나는 잔디밭을 가로지르며 어떤 에너지, 앞으로 달려 나가는 느낌과 비슷한 것을 느꼈다. 새로운 장소에 도착했음을 암시하는 것.
대기실에서 이걸 쓰고 있다. 오늘 아침 하늘의 황금빛 주황색은 오카야마를 생각나게 했다. 효율적이고 정갈한 구성의 비즈니스호텔방. 작은 텔레비전과 바삭거리는 리넨 시트. 창문 사이로 빛과 찬 공기가 들어오고 창턱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녹차가 있다. 이것이 2월의 아침이다. 나는 아침 일찍 작은 페리보트를 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러나 그 순간 로캉탱은 다음과 같이 지껄였다. “이 태양, 이 하늘은 거짓에 불과했다. 내가 그것에 속은지도 벌써 백 번은 된다.” 가장 평범한 사건이 모험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남에게 이야기하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속고 있는 점이다. 늘 이야기를 하는 자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이야기와 타인의 이야기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본다. 그리고 그는 마치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신의 삶을 살려고 애쓴다. 그러나 사느냐 이야기하느냐, 그 둘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