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일찍 도착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봤다. 물건들이 반짝거렸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글뤼바인은 비쌌지만 따듯해서 금방 몸을 녹여주었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앤티크 마켓을 구경했다. 임시로 지어진 큰 천막 내부에는 오래된 가구들과 수많은 책들이 있었다.
페잔은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는 어딘가 내 3학년 설계 교수를 닮았는데 놀랍게도 나와 동갑이었다. 그는 물과 관련된 모의실험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우린 거의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열정적이고 말이 많다는 측면에서 그는 플로리안과 비슷했다. 그는 5년 동안 슈투트가르트에 살면서 미술관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내가 C 언어와 다를 게 없다고 했을 때 내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납득하는 듯 보였다. 나는 말을 대단히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독일어를 최대한 정확하게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