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 토

by 홍석범

반디는 사교적이며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법을 알고 있다. 간혹 그의 행동이 다소 과장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는 다만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 것일 뿐 다른 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괜찮은 바를 찾아 약간의 추위 속에서 뵈블링엔의 작은 시내를 쏘다녔다. 그가 찾아낸 Tacuba Salsa라는 곳은 동네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바에 앉아 두 병씩 맥주를 마셨다. 눈 깜짝할 새 그곳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성격 좋은 반디 덕택으로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발데마르는 그의 친구 토마스에게 내가 활주로에 대해 다소 추상적으로 설명한 내용을 통역해주었다. 토마스는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지만 정작 내 대답을 이해한 듯한 사람은 발데마르였다. 토마스는 그의 친구와 나에게 예거마이스터를 한 잔씩 샀다. 반디는 나를 바의 반대편으로 데리고 가 그가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코니의 딸 역시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슈투트가르트에서 일을 한다고 했는데 코니 자신은 조금 더 한적한 뵈블링엔으로 이사 온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코니는 반디와 나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작고 땅딸막한 아우구스티너를 한 병씩 주문해주었고 반디와 슈투트가르트 21 공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코니의 또 다른 친구는 우리 모두에게 보드카를 한 잔씩 돌렸다. 다니엘라는 계핏가루를 뿌린 그녀의 오렌지 조각을 나에게 나누어주었다.


우리는 1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반디는 흥이 난 상태였고 약간 취해 있었다. 그는 맥주를 한 잔 더 마셨고 나는 토스트를 먹었다. 그는 오늘 일어난 일들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거듭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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