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짓기.
1.
고대의 공간 개념 ─ 무한한 공간 속의 볼륨(피라미드, 판테온). 어둡고 비밀스러운 내부에는 죽은 왕 혹은 제사장과 같은 상징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중요한 사실은 인간과 우주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대인은 전우주적으로 세상을 파악했다. 볼륨들은 실제로 측정되는 차원의 한계를 넘어서 공간 속에 자유롭게 세워진 상태로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원시 형태의 상호 작용들. 거인들의 대화.
사막의 경우. 이집트인들은 아마도 세계를 무한한 하늘과 무한한 땅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 사이에 놓이는 볼륨들은 그 두 무한한 차원 사이의 비율 속에서 결정되었다 ─ 이 말은 만약 똑같은 크기의 피라미드가 맨해튼 한가운데에 존재한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W는 다음과 같이 썼다. Zum „Geheimnis der Dimensionierung“: der eigentliche Sinn der Dimensionierung zeigt sich darin, dass man dem Gegenstand je nachdem sich seine Maßstabverhältnisse ändern andere Namen geben kann. 치수 결정의 신비. 그러나 치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말하자면 피라미드는 특정한 인간 의지의 표현이다.
사막의 공간-물질. 사막과 바다를 두루 여행했던 디올레에게 대양은 하나의 공간이었다. 그는 물의 부피 속으로 들어갔으며, 이 일물질의 공간 ─ 물질로서의 공간은 무한이다. 작은 금덩어리 속은 무한하다. 바슐라르; ‘내부의 공간’은 디올레에게 있어서 한 내밀의 물질의 수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대양은 그에게 있어서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사막에서 물속에서와 같은 경험을 한다.
일물질로서의 부피 속에서 인간은 자신의 내부로 향한다 ─ 눈을 감고 두 다리를 가슴 앞으로 모아 몸을 둥글게 만든 상태로 물속에 떠 있을 때 몸 내부로부터 울리는 심장 소리. 이와 동시에 몸의 바깥은 무한하게 반대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피라미드로서의 몸과 공간의 관성 법칙. 그 반대의 작용, 즉 내가 외부로 향함으로써 사막이 나에게로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 이것은 사막에 짓기 위한 하나의 접근 방식이다. ... den offenen Körper, der einen mit dem unendlichen Kontinuum verbundenen Raumteil umschließt. 어둠 > 빛과 색으로의 전환. 외부로 향하는 인간과 그에게로 가까워지는 사막이 만나는 공간으로서의 정원?
2.
전시로서의 건물.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가 그것을 통해 드러난다는 것이다. 바라간은 그것을 시간이라고 했다. To be highly human it must represent not only the beautiful action of the space, but above all that of time. For this matter the most refined art, the most difficult and dangerous, is that of patina.
돈키호테를 다 읽은 후 며칠간 자유롭게 읽고 있다. 니체의 아침놀 이전의 유고와 햄릿, 오레스테이아를 조금 읽었다.
점심을 먹고 의자 자리로 갔다. 꽃잎이 사방에서 흩날리고 아까시나무에는 꽃들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판자로 만든 다리를 건너가면 내가 바쿠스의 정원이라고 부르는 무너진 정자와 덤불에 가려진 작은 잔디밭이 있다. 나는 그곳에도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았다. 엄청난 강풍으로 비행이 취소됐던 날 깃털처럼 흔들리는 거대한 나뭇가지들을 보기 위해 몰래 그곳으로 갔었다. 바람이 나무들을 휘감았고 잎사귀들이 작은 종들처럼 흔들렸다. 갑자기 해가 비쳤고 순식간에 전부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힘들의 방향이 위로, 하늘로 향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