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곧바로 사흘간 전시 준비를 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해본 적 없는 육체적 노동을 해야 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한 사람들은 전부 팔, 다리에 상처가 나고 땀에 전 상태로 새벽 첫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스튜디오의 모든 가구들과 쓰레기를 드러내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페인트칠을 다시 했고 틀을 짜 새로 설치한 뒤 바닥에 모래와 돌을 부었다. 공간은 훨씬 더 환해졌고 부드러워졌다. 슈무츠 교수의 세미나실을 개조해 만든 작은 영화관 뒤편에는 인도교 모델들을 전시했다. 사진 몇 장을 인화한 뒤 개회식 시간에 맞춰 다시 학교로 갔다. 몇몇 친구들을 만났고 재키와 맥주를 한 병씩 마신 뒤 다른 스튜디오들을 둘러봤다. 8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부드러운 밀랍은 손의 압력과 모직 걸레의 유용한 열기를 받으며 닦인 이 물질 속에 스며들었다. 큰 쟁반은 천천히 은근한 빛깔을 띠어갔다. 자성을 일으키는 마찰에 끌려 나온 그 광선은 백 년이나 된 백목질로부터, 바로 죽은 나무의 가슴으로부터 올라와 쟁반 위에서 빛의 상태로 조금 조금씩 퍼져나가는 듯 보였다. 미덕으로 가득 찬 늙은 손가락들과 너그러운 손바닥이 투박한 목재로부터, 그리고 죽어 있는 섬유질들로부터 삶의 잠재해 있는 힘들을 끌어냈다.
이아생트의 정원
느린 독서. 일하는 사람은 사물들의 표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프루스트; ‘물질에 깊이 접목된 더없이 단순한 추억들의 감미로운 성실성’
B 62. 색들은 행동주의적 상상력을 위한 질료적 힘들이다.
B 88. 가장 흥미롭고 가장 강하게 가치 부여된 실험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용기 속에서이다. 연금술사는 막대 황금보다는 마실 수 있는 황금을 원한다. 그는 황금의 실체라기보다 황금의 은유들에 대해 연구한다. … 자연이 반자연으로 결정되는 것은 바로 인간 속에서 인간을 통해서이다. 수많은 연금술사들에게 죽음의 물질적 원칙은 원죄의 순간에 생명 원칙들과 함께 뒤섞였던 것이다. 원죄는 사과 속에 벌레를 넣었고 세상의 모든 과실들은 그들의 실체와 은유에 있어서 그 때문에 상해버렸다.
외할아버지가 요양원을 옮긴 지 이틀 만에 돌아가셨다. 내일 나갈 준비를 마치고 침대로 가기 전 어셔가의 몰락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