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30 월

by 홍석범

아침에 R과 파리에서 묵을 숙소를 예약했다. 미루던 일을 해결하니 조금 홀가분해졌다. 성적표를 내기 위해 두 시 반쯤 학교로 출발했다. 플로리안에게서 뒤늦게 도큐멘테이션을 제출해야 한다는 메일이 왔지만 당장 며칠간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장을 본 뒤 은행에 들러 내일 바젤에서 쓸 스위스 프랑을 조금 환전했다.






2015. 7. 30



마의 산을 끝냈다. 하루 종일 심각한 폭염이었고 지금은 밤 12시 반이다. 옆 방의 모뎀에서 울리는 미세한 기계음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어떤 중요한 음악이 급작스럽게 끝나버린 직후의 먹먹한 정적 같이. 시간이 멎은 듯하고 유일하게 지속하는 정적을 받쳐주는 얇은 백지만이 눈 가장자리에서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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