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 I
샤우데포의 밝은 붉은색 벽돌은 넓은 입구와 테라스를 만드는 사각형의 기단과 계단으로까지 이어진다. 기하학적으로 통일된 느낌 : 샤우라거와 마찬가지로 매스 모형의 속성 ─ 부피와 단순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의 20년 전에 지어진 시자의 건물은 질서에 의해 구성되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단순성을 보여준다. 질서 속에서 건물은 단단하게 모아지고 오랫동안 서 있을 수 있게 된다.
HdM이 ‘비밀 세계들’이라고 불렀던 유기체 같은 덩어리의 계단들 : 집의 가장 내밀한 이미지. 비트라하우스의 내부 공간은 복잡해서 미로를 탐험하듯 돌아다녔다. 12개의 집들, 혹은 아마도 하나의 거대한 집 속의 12개의 방들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는데 가이드는 미국 여자들에게 스콜세지에게 영향을 받은 어떤 영화감독의 거실을 소개하고 있었다. 아로노프스키의 마더에서 우리가 그 집의 내부 구조를 끝까지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주로서의 집이다. 집은 계속 확장하고 방들은 위치를 바꾸며 지하실은 계단 밑으로 더욱 깊게 자라나는 듯하다. HdM은 아마도 그 이미지들을 간직하고 있었을 것이고 박공지붕집의 일면 진부한 아이코노그래피를 상업적 전술로 전락시키지 않으면서도 흥미로운 건축적 경험을 만들어냈다. 겉모습 역시 게리의 미술관처럼 멍청해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아무것에도 소질이 없다고 느끼는 일종의 매너리즘. 몇 개의 연속되는 꿈을 꿨다. 잠에서 깬 뒤 맥박이 어느 정도 정상 속도로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약간의 메스꺼움을 느끼며 일어났다. 이걸 쓰는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 작은 칸막이 책상 속에서 생각들을 조금씩 되짚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생각들은 막연하고 멀리 떨어져 있다.
[유학]에 대한 몇 가지 가능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