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1 화

by 홍석범

주말 내내 책을 조금 읽고 여행 중 쓰지 못했던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여행 중일 때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거의 집을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침대 위나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믿을 수 없게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환경이 바뀌면 우리의 시간 감각도 예민해지기 때문에 오랜만에 돌아온 집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 새로워진 상태로 시간을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도록 한다. 물론 이 효과는 일주일, 길면 이 주 정도 지속될 것이다. 개강 전까지 5주 계획을 세웠지만 지켜지기는 힘들 것 같다. 일기를 쓰는 것은 기억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기억에 정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자못 의심스럽지만 어쨌든 그것은 일종의 상상력의 작업이고 그런 측면에서 나에게는 유익한 일임이 분명하다.


L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시험을 한 달 밖에 남겨두지 않은 조금 지친 상태에서 동기 부여가 필요한 듯했다. 그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역시나 이번에도 사실은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했다.






2015. 9. 11



이 사람을 보라 서두의 풍토. 언제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파우스트 박사는 점점 커지는 이야기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지만 점점 커지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베토벤의 전기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학적 모험을 빨리 읽어 치워야 한다. 그러면 9월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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