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18. 11. 29 목

by 홍석범

2015. 11. 29



자기-고백 : 나는 내게서 고백도, 나 자신도 믿지 않는다. N



일주일간 평소에는 전혀 먹지 않던 과자와 냉동식품을 잔뜩 먹었다. 두 다리에서 근육통이 느껴진다. 일과 휴식을 분리시킬 수 있게 된 후로 그 둘 사이에서 나 자신을 조절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껏 조금씩 쌓아온 것들이 (그런 것이 정말로 있다면) 일시에 모래탑처럼 무너지지는 않을까 두렵다. 그것들은 전부 인용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그것들은 종국에는 모조리 사라져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체온이 조금씩 오르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다. 유용한 문장들을 베껴두기 위해 일기장을 침대로 가져왔다. 새벽에는 또 비가 온다고 한다. 물이 얼면 제설을 하겠지만 그건 이제 더 이상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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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도면을 그리고 싶지만 종이가 없다. 어제와 같았던 오늘처럼 내일 역시 오늘과 같을 것이다. 이 사실이 시계 속의 작은 태엽으로 하여금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소속감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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