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20. 2. 27 목

by 홍석범

이 형식은 허위나 다름없다. 가령 카프카의 경우 모든 감성과 이성이 종유석의 광물질들처럼 견고하게 뒤섞여 있는데 그것은 다른 차원의 기록, 가장 순수한 글쓰기의 한 종류이다. 물론 종유석이라는 단어는 울프가 처음으로 썼다. 그녀 역시 고차원의 기록을 할 수 있었고 바로 그 일기로부터 모든 소설들이 시작됐다.


종종 나는 나 자신을 관찰하는 체한다. 객관성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혹은 애초에 도달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관찰자 역할을 하는 것은 일종의 비밀스러운 게임이다. 물론 이때 주체와 객체, 그리고 그 관계를 조망하는 제삼자 역시 모두 내 상상의 결과물들일 뿐이다. 보르헤스는 꿈에 대해 이와 같은 말을 했다. 그는 그것이 아마도 가장 오래된 미학적 표현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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