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5 금

by 홍석범

다시 첫 숙소 근처로 돌아왔다. 아침에 짐을 한 번 옮긴 뒤 뵈블링엔으로 돌아가 뒷정리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마지막 짐을 옮겼을 때가 4시였다. 다행히 비는 많이 오지 않았고 방은 내가 기억했던 것보다 넓고 환했다. 오른팔이 아프고 피곤했지만 옷과 책들을 꺼내 정리했다. 타냐가 얼마 전에 죽은 그녀의 개 사진들을 보여주며 갑자기 눈물을 흘려 당혹스러웠다. 그녀는 마침 창고를 정리하는 중이었는데 집 전체가 방금 이사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






2015. 1. 5



단조롭고 회색이며 정지해 있는 날이다. 종종 나를 지배하는 두 가지의 기분이 있다. 하나는 계속 차오르는 기분으로 몸의 구석구석이 예민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때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끼며 보고 듣고 느끼는 능력을 내 안에 축적시킨다. 다른 하나는 더럽고 날카로운 부리들에 쪼이는 기분이다. 나는 공격을 당하고 아주 작은 것에서조차 상처를 받는다. 지금 그 기분을 최대한 묘사함으로써 써 없애버리려 한다.


우리는 괴로움 속에서 성장한다. 고독했던 철학가이자 시인은 모든 예술가는 곤궁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균열 안으로 예술을 한다. 하나임이 자 명 할 것. 힘이 있을 것. 어제 바그너에서 훌륭한 표현을 발견했다. 자기-대화를 주도하는 건축가에 대한 은유로서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는 디티람보스적 예술가 ─ 다성적 본질의 총체적 행동. 이것들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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