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구조체가 발굴된 직후 싱크로트론 단층 촬영법으로 그 내부를 분석한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은 척추동물의 골격에서와 같은 조직을 발견했다. 몇 달 후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헤시오도스의 화병에 새겨진 아르게스의 눈과 궁륭의 형태적 유사성을 연구한 자료를 발표했고 호라오 사도회는 즉각 정부에 발굴 작업과 연구의 전면적인 중단을 요청했다. 지각의 신념인 호라오의 최초 주창자 메를로 퐁티는 인간이 다름 아닌 몸으로부터 탄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때 몸을 이루는 살의 존재는 끊임없이 생성의 과정에 있는 역동적인 존재로 생성 중에 있다는 사실은 그 내부에 부정성을 함유함을 암시한다. 세계를 현시하기 위해 시각이 스스로 세계의 일부가 되는 과정에서 이 부정성은 존재에게 열려 있는 몸으로서의 인간의 자리, 즉 존재 가운데의 공백—맹점—으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며 보는 자는 보는 자인 자기 자신을 볼 수 없게 된다. 시각이 실행되는 바로 그 순간 이 눈멂에 의해 타격을 받지 않는 시각은 없으며 이 희생은 무시되거나 회복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바로 이 호라오를 통해 세계는 우리에게 현전하게 된다고 메를로 퐁티는 주장했다.
이 궁륭은 영원히 불가사의로 남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에게 궁륭의 구멍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세계를 비로소 보이도록 하는 호라오,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를 감싸는 퀴클롭스의 비전이다. 보이도록 함은 그리스인들이 사유했던 탈은폐로서의 알레테이아와 동의어이며 로마인들은 그것을 베리타스라고 번역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진리라고 부른다.
Teshima Art Museum, Tonosho, Japan
201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