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원

by 홍석범






니체는 페터 가스트에게 이곳의 식물들처럼 자신은 태양의 힘을 받아 자란다고 썼다.


2차 세계대전 후 흙과 돌무더기를 가득 채운 자루를 멘 남자들이 루이 14세에 의해 파괴된 성의 잔해로 올라간다. 모나코에 이국적인 정원을 가꾼 한 정원사의 지시로 그곳에 자라게 될 것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의 선인장들이다. 수액으로 가득 찬 식물들은 곧 흰 바위산의 정상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아버지보다 훨씬 더 긴 삶을 산다. 이 기이한 낙원은 태양이 죽는 날까지 그 빛으로 인해 아주 서서히 더욱 교묘하고 정교해지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Èze, France

201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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