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책

by 홍석범






발트해는 연간 1미터씩 브롯텐의 해안 절벽을 갉아먹는다. 1만 2천 년 전 마지막 빙하가 녹으며 쌓였던 모래와 이회토는 파도와 폭우에 의해 침식되어 해류를 따라 뤼벡 만으로 떠내려간 뒤 트라베뮌데를 포함해 팀멘도르프, 샤보이츠, 하프크룩과 시에크도르프 등의 해변으로 재분배된다. 한때 절벽이었던 모래는 모래사장이 되고 언젠가는 사막이 될 것이며 다시 불가사의한 유적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래의 양이 늘지도 줄지도 않으며 고정적이고 절대적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화이트헤드가 가능태라고 정의한 영원한 사물임을 논증 없이도 받아들일 수 있다. 모래는 영속성의 은유이며 그 속에는 모든 형상이 들어 있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Brodtener Steilküste, Lübeck, Germany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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