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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Jan 17. 2021

2021. 1. 16 토

H 사무소에서 일을 하게  가장  이유는 3단계 기본 설계와 4단계 승인 계획 사이의 업무를 바로 맡을  있었기 때문이다. WOL 모든 집들은 이미 스케치와 컨셉 모형 수준에서 계획 설계가 마무리된 상태기 때문에  중에서 건축주가 선정되어 실제로 지어질 프로젝트의 초안을 원작자, 건축주, H와의 협의를 통해 디벨롭시키고 인허가 요구 사항에 충족하도록 도면화하는 것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로 구조와 재료에 대한 고민을 병행하면서 기본적인 디테일들을 오십  일에서 이십  일의 스케일로 그리고 있다. 이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인데, 이를 통해 다양한 자재와 기본적인 공법들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이 급선무다. WOL 전부 작은 규모의 주말 별장들이고 각각 H 초청한 다른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훈련을 하는   이상적일  없다. 빌바오의 경우만 해도 조적조와 콘크리트, 목구조가 모두 사용되었고 베를린 출장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하기 시작한 KWK 전면 유리 파사드로 얇은 철기둥이 격자 구조의 비정형 지붕을 받치고 있다. 5단계인 실시 설계까지 완벽하게 해결할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시간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확실하지 않다. 시공 준비인 6단계 이후로는 아마도 건설관리자인 마티아스나 마티아스가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이고 업체를 선정하고 도면을 수정하는 데에는 내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6단계 이후로는 보통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경험까지 쌓을  있다면 독일에서 일하는 중요한 이점  하나가  것이다. 당장 H 멕시코 팀과 공유하기 위해 빌바오의 대략적인 공정계획표를 요구한 상황인데 다음 주에 마티아스가 나와 그것을 준비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수요일은 KWK 건축주인 괴테 씨에게 정리된 도면을 보여주는 날이다. 처음 파일을 열었을  2019 3 이후로 진전이 없는 상태였고 지붕은 아예 모델링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건물을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그려야 했다.


이런 것들을 적어두는 이유는 이제 삼 개월 차로 접어든 시점에 내가 어느 단계에서 어떤 경험을 쌓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기 위해서다. 행정상 문제로 4월 말 H와의 계약에 대한 노동 허가증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고 안 좋은 경우 직장을 옮기거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재점검하고 최대한 전략적으로 일을 배워 둘 필요가 있다. 바젤에서의 경우처럼 비자와 관련된 문제는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에 부담은 없지만 이런 좋은 기회가 끝나야 한다면 많이 아쉬울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정말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그 이후 어떤 다른 사무소로 가느냐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나는 아직 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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