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라는 이야기

by 홍석범






무인도들에서 들뢰즈는 섬을 두 종류로 분류한다. 대륙섬은 대륙의 침식으로 분리된 육지 조각을 일컫는 반면 대양섬은 바다에서 비롯된 산호, 화산섬 등을 지칭한다. 상실되었거나 약속된 전체에 연결되어 있는 대륙섬과 달리 대양섬은 시원적이고 급진적이며 공간과 시간을 통틀어 고립되어 있다. 약 70만 년 전까지 꾸준한 화산활동으로 솟아오른 제주도는 이런 정의에 따르면 대양섬이다. 그러나 이것은 수많은 신화들의 하나일 뿐으로 우리는 섬을 만들기로 한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여러 번 날라 제주도를 쌓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요한 사람이라면 물론 이때 이 흙의 출처에 주목할 것이고 결국 제주도를 더 큰 육지의 일부로 정의할지도 모른다. 섬의 형성에 관여하는 이론들의 다양성은 육지와 바다의 끝없는 투쟁을 대변하며 이 흥미로운 현상에 대해 들뢰즈는 고상하게도 섬을 인간의 꿈으로, 인간을 섬의 순수 의식으로 요약한다.



제주도에 대해 내가 떠올리는 두 번째 신화 혹은 주제는 말에 대한 것이다. 나와 학우들에게 말의 뼛가루를 판 장사꾼은 우리에게 제주 태생의 말은 네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했다. 보통의 두 눈은 낮에 사용하고 앞 무릎 안쪽에 달린 다른 두 눈은 야간에만 벌어져 밤 속을 응시한다는 이 기괴한 이야기를 물론 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고 나는 후에 그 이야기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딱 한 번 출처를 알 수 없는 한 장의 사진을 보았을 뿐인데 그 사진 속 말의 다리에는 눈이라기보다는 아물지 않은 흉터처럼 보이는 무엇인가가 달려 있었다. 다음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실려 있는 제주마에 대한 설명으로 다른 두 눈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실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5세 이상의 제주마 성마의 평균 체고는 암컷이 117㎝, 수컷이 115.3㎝로서 개량마보다 뚜렷하게 작고, 혈청유전학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제주마의 털색은 밤색·적갈색·회색·흑색·담황색·얼룩색 등이 있는데, 밤색 개체가 가장 많고 다음이 적갈색이다.



제주도

2015.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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