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속으로 들어가면 불현듯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오래된 우주를 보게 된다. 우리가 별이라고 부르는 작은 빛의 점들은 인류가 지상에 출현하기 이전에 이미 그 여정을 시작해 우리 이성이 가늠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먼 거리를 지나온 아득한 과거의 것으로, 이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태초 이래로 반복된 의식에 관여하게 된다.
인간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인들에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를 의미했다. 인간의 시선을 위로 향하게 한 것은 하늘의 빛이었지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인간이었다. 아라토스는 별자리를 고안해 낸 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단언한다. 자연계를 심사숙고하고 예술로 그것을 찬미했던 그리스인들은 자신들과 동물들의 사후 모습이라고 믿었던 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신의 상호작용을 설명한다. 후에 그들의 신화를 차용한 오비디우스는 신과 유희하는 인간들에 대해 쓴 뒤 변신들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리스인들은 신들이 그들과 아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 사실이 그들을 고귀하게 만들었다.
Leipziger Str., Korbach, Germany
2021. 3. 5
Orion, plate 29 in Urania’s Mirror; or, a view of the Heav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