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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Mar 04. 2022

2022. 3. 3 목

Z 나에게 가장  즐거움이 무엇인지 묻는다. 나는 일기라고 대답한다. Z 그럼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 묻는다. 너는 단순히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는가? 너의 단적인 생각들을 쓰는가? 나는  모두 하며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나는 내가 빵을 먹었다는 사실을   있다. 그러나 나의 유일한 관심사는 그것을 어떻게 쓰는가이다. 그렇다면 너는 그것을 조금씩 변형시키면서 쓰는가? 그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가? 나는 Z 사건 위주의 소설류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을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지 내가 쓰고 싶은 것은 내가 읽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내가 읽고 싶은 문장을 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유일한 관심사는 어떻게 그런 문장을   있는가이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다소 김빠지는 말투로 덧붙였다. 나는 시를 읽고 싶기 때문에 시를 쓰고 싶다. Z 다시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그렇다면 짧게 쓰는가? 함축하여 쓰는가? 이미 내뱉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시시해도 끝까지 말 할 수밖에 없다. 시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시가 주는 여지와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일기를 계속 고쳐 쓴다.   전의 일기까지도. 대부분 많은 것들을 삭제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게  것을 되풀이해 읽는다. Z 우리가 뱉어서 모아놓은 올리브 씨들을 가리키며 묻는다. 이렇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Z 말한다. 이것은 내가 들어본 가장 순수한 행위이다. 너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쓰며 그것을 읽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과정과 결과물은 오로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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