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온 후로 이제야 일기 쓸 여유가 생겼다. 지난 한 주간 점심시간을 길게 쓰거나 일찍 퇴근하는 식으로 평소에는 하지 않을 여러 활동들과 일을 병행하면서 누적된 피로감은 육체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계속 바뀌는 정신의 초점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긴장 상태가 두 가지 상황 모두에서 일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먼 길을 여행한 엄마를 위해 좋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하고 싶다)는 강박이 있기 때문에 때때로 경험 자체보다도 그 경험이 계획대로 성취되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더 크다. 이때 내 역할은 가이드이자 여행자이다. 이 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기쁨 역시 두 배가 된다.
매일 두세 시간씩 시내에 나가면 우리는 내가 종종 가는 장소들을 들른다. 카페에서 에그 베네딕트를 먹고 하케셰 회페 근처를 어슬렁거리거나 마우어파크 언덕에 앉아 있다 엔테를 먹으러 가는 일 따위는 이곳에서의 내 삶과 기억의 일부분을 엄마와 공유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이 작은 시내 구경들은 내게 익숙한 장소들에 유화처럼 새로운 인상들을 덧칠한다.